[블루인터뷰] '상속자들' 이민호, 김탄처럼 직진을 꿈꾸는 남자①

입력 2013-12-30 08:10
수정 2013-12-30 10:28
배우 이민호는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 김은숙 작가, 강효신 연출)에서 김탄 역으로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오글거리는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뜨거운 눈물 연기로 호평받았다. 직접 만난 이민호는 김탄처럼 솔직했고, 김탄처럼 직진을 꿈꾸는 남자였다.



이민호는 '상속자들'이 끝나자마자 해외일정으로 싱가포르와 중국을 다녀왔다. 한국엔 24일 돌아왔다. "24, 25일은 우울하지만 집에서 보냈어요. '나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지금 감정 상태가 나가서 이것저것 신경쓰는 것보다는 집에서 차분하게 보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에서 보냈어요"라며 드라마가 끝난 후의 근황에 대해 털어놨다.

◆ "연말 가기 전, '상속자들' 배우들과 밥 먹고 싶어"

김탄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민호는 '상속자들'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전 작품들은 연기할 때 설정이나 상황들에 대해서 '이 인물이라면 어떻게 할까'라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꽃보다 남자'는 재벌이니까 젓가락질은 이렇게 할 것이고 안하무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까 사람들을 이렇게 볼 거고...이런 식으로 설정들을 넣었는데 이번 작품에는 그런 고민을 내려놓고 대본 안에 느껴지는 감정에 충실하게 연기하려고 했어요. 모든 걸 내려놓고 연기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했을 때는 빠져 나올 게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상속자들' 노래를 듣거나 머릿속에 정리해보면 아련한 추억처럼 남아있어요."

이민호는 이번 드라마에서 엄마 역으로 출연한 배우 김성령과의 케미(케미스트리의 준말)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김성령에 대해 "성령 엄마는 트렌디한 이미지잖아요. 실제로도 아이돌 노래도 많이 알고 관심도 많고 친구처럼 지냈어요. 말장난도 많이 하고 그런 부분에서 맞았던 것 같고, 극중에서 철없고 물론 나중에 깊은 감정이 나오지만 기본적으로 철없는 엄마였어요. 그래서 엄마가 힘들어하면 같이 아프고 그랬던 것 같아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박)신혜랑은 친하죠. 2009년에 광고를 같이 해서 안면은 있었는데 이번에 신혜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이번에는 '둘이 사귀는거 아니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제가 이번에 내려놓고 연기를 했거든요. 티격태격 하는 지문이나 상황이 던져졌을 때, 제가 김탄이고 김탄이 이민호인 상황들이 나왔어요. 실제 모습이 많이 반영됐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키스신 방송 나가고 '너 진짜로 사귀느냐'라고 많이 들었어요. 내가 벽을 갖고 상황 설정을 하지 않고 직접 빠져들려고 했는데, 새롭게 시도한 연기 스타일이였거든요. 그래서 그런 반응들이 나오니까 '내가 잘 빠져들었구나' 싶은 그런 뿌듯함도 오는 것 같아요."

그는 '상속자들'의 배우들과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대화를 하고 있을 정도로 두터운 친분을 자랑했다. 또래 배우가 많아 화기애애했던 촬영장 분위기는 드라마가 끝난 후, 메신저로도 이어졌다. "단체 카톡방은 지금도 하고 있어요. 주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해요. 드라마가 끝난 지금은 '다들 보고 싶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신혜는 '스키장 빨리 가자'고 하더라고요. 연말이 가기 전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을 때 밥 먹고 싶어요. 아마 모든 배우들이 다 모이기엔 힘들 것 같아요. 다들 활동중이고 너무나 많은 스케줄들을 소화하고 있어서...단체 카톡은 저도 처음이에요.(웃음)"



◆ 김탄처럼 직진을 꿈꾸는 이민호의 사랑

이민호는 '상속자들'을 통해서 드라마의 메시지를 크게 받았단다.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그는 김탄 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고 했다. 무모할 수도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직진할 수 있는 용기.

"드라마를 하면서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크게 받은 게 이번 '상속자들'을 통해서예요. 사랑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했어요. 김은숙 작가님 작품을 해보니까 왜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지 알겠더라고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느끼는 감정인 사랑에 대해서 그 감정만 생각하고 충실하기가 나이를 먹을수록 힘들어지잖아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얽혀있는 것들에 스트레스 받고 고민받기 마련인데, 용기 내서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직진할 수 있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이전에도 사랑을 하면 김탄처럼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여자를 만나면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서 생각했는데, 이 드라마를 하면서 그런 것들을 깨고 '내가 추구하는 사랑, 내가 하고 싶은 사랑은 이런 사랑이다'라고 정의를 내리게 됐어요. 앞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김탄같은 사랑을 하고 싶어요. 현재는 없지만 그런 감정이 들 만한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귀지 않아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힘이 되고 마음 하나로 설렐 수 있는, 기분 좋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사실은 작가님과 감독님에게 '절 왜 캐스팅 했어요'라고 물어본 적은 없어요. 정확한 답을 모르겠지만 이번 작품은 왜 저를 놓고 열여덟 깊은 사랑 이야기를 했을까 고민해봤어요. 사실 처음에는 열여덟 사랑이야기라고 해서 깊은 사랑 이야기가 나올 줄 몰랐어요. 제가 나온 드라마중에서는 제일 깊었던 것 같아요. 작품이 끝나고 생각해보니까 열여덟살이기 때문에 깊은 사랑을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이를 먹고 성숙해질수록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벽들을 생각하고 결론을 내리려고 하잖아요. 하지만 열여덟살이기에 감정 하나로 우리가 사랑을 하는 것보다 아프고 힘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런 면에서 진정성 있게 충실하게 할 수 있고 눈빛을 낼 수 있는 이십대 배우라고 생각해서 절 선택해주지 않았을까 생각은 해본 적은 있어요."

김탄에게는 '나 너 좋아하냐' '힘든 거 알지만 그럼에도 직진' '말대꾸하면 키스한다' '네가 어디든 뒤돌아보면 내가 서 있을게' 등 다소 오글거릴 수 있는 대사들이 많았다. 혹시 연기하기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의외의 대답이 돌아온다.

"'나 너 좋아하냐?'는 오글거리지 않았어요. 평상시 말장난을 좋아해서 '왜 나는 생각 못했지'라는 생각을 했고 되게 신선했어요. 사실 현실에서 하기 힘든 말은 '지금부터 나 좋아해. 가능하면 진심으로'라는 대사였어요. 남자 쪽에서 보면 하기 힘든 대사잖아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자신감을 갖고 있어야 할 수 있나 싶었어요.(웃음) 사실 '꽃보다 남자'에서도 경험을 했고 (김)현중 형 대사 중에는 '흰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도 있었어요. 그런 걸 경험하니까 솔직히 마음은 편했어요. 회가 지날수록 '김탄은 잘생겼다' 이런 대사들이 아무렇지 않게 나오기 시작했어요. 오그라들거나 그런 고민은 덜했던 것 같아요. 그냥 툭툭 나왔고 하다보면 적응이 되더라고요."

◆ 실제성격? 따뜻하고, 즉흥적인 남자

'상속자들'에서 김탄의 형 김원(최진혁)은 사랑과 제국그룹사이에서 제국그룹을 택했다. 그의 왕관은 명예와 권력이었다. 만약 이민호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김원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되는 나이예요. 남자가 한 여자를 책임지려면 갖춰 놓은 게 있고 금전적으로도 여유가 있고 책임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그런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상속자들'을 하기 전이라면 김원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아요. 일에서 성공하고 은상이를 찾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사람의 감정에 대해 이해하고 드라마 메시지를 받은 상태에선 그 나이엔 그런 사랑을 쟁취하는게 행복할 거라고 생각해서 김탄처럼 사랑을 택했을 것 같아요. 사랑이 이루어지고 난 다음엔 일을 시작하겠죠? 전 두 가지 다 할래요.(웃음)"

"기본적으로는 따뜻한 남자라고 생각해요. 제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차가워지는 편인 것 같기도 해요. 남자로서 책임감은 강하지만 기본적으로 따뜻한 편이예요. 남자의 정의요? 모든 이들의 '아빠'가 남자인 것 같아요. 아빠가 되어 보지는 않았지만 자식을 얻고 그들을 돌보고 지켜야할 가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 그런 자체만으로도 멋있는 남자인것 같아요."

그렇다면 결혼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이민호는 결혼에 대해 "빨리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그런 마음이 들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있어요. 결혼은 늦게 할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물론 어떤 여자를 만나서 어떤 생각이 들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상황이 오면 빨리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미래를 계획하고 살아가는 스타일은 아니예요. 전 즉흥적인 스타일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여자를 만날때는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첫 눈에 반한다기 보다는 첫 눈에 느낌을 받는 스타일이예요. '저 사람은 나랑 통할 것 같다. 저 사람을 만난다면 오래 예쁘게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느낌을 받아요. 느낌이 확신이 될 때까지 지켜보고 그런 확신이 들면 직진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일반 평범한 분이든 연예인이든 제약을 두지는 않아요. 기회가 돼서 만나게 되고 그런 느낌을 받는다면 신경쓰지 않고 만날 것 같아요."(사진=스타우스)

-②편에서 계속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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