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농협, 우투 본게임 ‘지금부터’

입력 2013-12-27 16:28
<앵커>

우투 패키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NH농협이 다음주부터 실사에 돌입합니다. 이후 본 계약에 나서게 되지만 우리금융 이사진들이 매각조건, 특히 가격개선이라는 단서를 내걸고 있어 이사회에 이어 또 한 차례 험난한 여정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한 차례 상정 연기. 또 다시 열린 이사회는 기나긴 6시간여 장고 끝에 우투 패키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결국 NH농협을 선택했습니다.

우투 매각이 판가름 난 듯 보이지만 본 계약을 앞두고 또 한 번 힘겨운 공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사회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 전 패키지 매물별로 매각조건, 특히 가격개선 요구를 전제조건으로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사외이사들은 NH농협이 매각조건 개선에 나서지 않을 경우 최종 매각승인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우리금융지주 고위 관계자

“이사회 이사진들이 가격 개선시키라고 우리금융 집행부에 명한 것 아니겠습니까. 뭐 더 받으라는 조건 개선을 명한 것이니 협상 시 개선 못하면 허락·최종 승인을 안 해 주겠죠. 고민이 많다”

관련 법률 검토와 차순위협상자에 KB금융을 선정한 것 역시 이에 대비한 포석중 하나인 셈입니다.

우리금융의 한 사외이사는 전화통화에서 가격개선 요구는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가기 위한 것이 아니라며 헐값매각 논란 해소, 민영화 성공을 위한 조치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NH농협은 패키지 매각원칙을 맞추기 위해 자체 실사에서 매물 가치가 마이너스로 나왔음에도 플러스로 제출한 것인 만큼 정밀실사 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인터뷰> NH농협금융 고위 관계자

“정밀실사를 한 것 가지고 이야기해야죠. 실사 잘 나오면 가격 올릴 수도 있는 것이고 객관적 자료 없이 그냥 뭐 시장 통해서 하듯 거래하는 것은 어렵다. 통상적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 고위 관계자는 “흥정하듯 가격을 올리는 것 자체가 배임이 될 수 있다”며 “실사와 분석 자료 등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적자금회수 측면에서 가격 개선을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자칫 매각에 차질이 생기면 민영화의 큰 틀이 어긋날 수 있는 만큼 양 측의 협상이 종요하다”며 조심스런 반응입니다.

NH농협은 협상에 다소 미온적인 가운데 우리금융은 양 측간 직접 협상 또는 주간사를 통한 논의에 나설 것이라며 실사 중간 또는 실사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의 협상을 추진중입니다.

헐값 논란· 배임에 민감한 이사회, 민영화 성공이 관건인 당국, 변화가 시급한 NH농협 등의 동상이몽이 시작된 가운데 파는 이와 사는 이, 이를 중재하는 이들 간 본게임은 사실상 지금부터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