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기업 총수일가가 책임은 회피하고 권한만 누리는 경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내부 견제 수단은 늘었지만 이사회의 거수기 역할도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수희 기자입니다.
<기자>
대기업 총수일가 무책임 경영이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49개 민간 대기업의 등기이사 가운데 총수일가의 비중은 8.8%로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습니다.
총수일가가 1명이상 이사로 등재된 회사도 지난해 384개에서 올해 375개로 줄었습니다.
오너 일가의 막강한 권한은 행사하면서 회사 경영의 부정적 결과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기 위해서 이사 등재를 꺼리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 재벌 총수들의 배임과 횡령에 대한 기소가 늘어나면서 더욱 피하는 분위기 입니다.
<인터뷰> 김중호 공정거래위원회 사무관
"일반적으로 경영에 대해서 책임을지는 사람들은 등기이사들이어서 등재가 전혀 안돼있으면 책임추궁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삼성과 현대중공업, 두산, 신세계 등 8개 그룹 총수는 단 하나의 계열사에도 등재 돼 있지 않았습니다.
총수일가의 독단 경영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외이사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거수기 역할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1년간 이사회 안건가운데 사외이사의 반대 등으로 원안대로 처리하지 못한 안건은 단 0.37%에 불과했습니다.
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 내부 견제 장치도 늘어나고 있지만 이 역시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내부견제장치 상정안건 114건중 부결·보류 3건)
소수 주주의 권한행사를 위한 집중, 서면, 전자 투표제도 마련돼 있지만 아직까지 활성화 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집중투표 의결권행사 0건/전자투표제 도입기업 없음)
공정위는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 행위 등 불합리한 경영 관행이 적절히 제어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내부견제장치의 운영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대기업 집단의 자율 개선을 이끌어 낸다"는 방침입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