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 자리를 8년째 이어가며 오명을 씻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생명보험사들이 자살 예방을 위해 갖가지 노력을 하고 있는 데, 조금씩 결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한강의 대표적인 교량인 마포대교.
이곳은 최근 5년간 108건의 투신사건이 발생해 '자살대교'라는 오명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삼성생명이 '생명의 다리'로 조성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다리 곳곳에 친숙한 20여개의 문구가 적혀있는 데, 밤에는 보행자의 움직임에 따라 말을 겁니다.
마포대교 다음으로 자살시도가 많은 한강대교 역시 지난 11월 '생명의 다리'로 탈바꿈했습니다.
성악가 조수미와 수영선수 박태환 등 44명의 사회인사들이 직접 문구를 작성하며 재능 기부를 한겁니다.
마포대교와 한강대교 모두 다리 중간에 구조 요청이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생명의 전화'가 놓여 있습니다.
일반 공중 전화기와 비슷해 보이지만 투신자 구조율을 94%까지 끌어올리며 큰 공을 세웠습니다.
<인터뷰> 정봉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전무
"한강교량에서 투신하는 사람을 위해 생명의 전화를 설치했는 데, 개통 이후 1천1백여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이처럼 생명보험사들은 공익 법인을 통해 자살 예방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습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이 출연한 기금이 전방위에 걸쳐 쓰입니다.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그리고 도심에서 농촌까지. 연령과 지역 구분 없이 이뤄집니다.
<인터뷰> 정봉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전무
"전국에서 자살빈도가 높은 교량과 자살 다발지에 생명의 전화를 확대하고 농약 안전 보관함도 우울증이 높은 지역에 설치해 나갈 계획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한국.
생보사들이 펼치는 다양한 자살 예방 활동은 사회 곳곳에 조금이나마 온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