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증권업계 빅5의 한 축인 현대증권이 새주인 찾기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미 증권업계 M&A 시장은 매물 과포화 상태여서 얼마나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 관건입니다.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절대 현대증권을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약속했던 현정은 회장.
1년만에 본인의 말을 번복하게 됐습니다.
현대증권은 1999년 '바이 코리아(Buy Korea)'로 펀드 열풍을 일으키며 한 획을 그었던 증권 전통명가로 불려왔습니다.
당시 외환위기 직후 그 어려운 시기에도 펀드 출시 일주일만에 4조원, 3개월만에 12조원을 끌어모으며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하지만 14년이 지난 지금, 끝없는 업황 침체와 모기업의 유동성 악화로 현대증권의 매각은 불가피한 선택이 되었습니다.
매각 대상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 25.9%와 현대증권 자사주 9.83% 등으로 현재 시가로 약 4천억원 규모입니다.
여기다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의 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매각가는 최소 7천억원에서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현대그룹 측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주요 인수 대상 후보로는 현재 우리투자증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NH농협금융과 KB금융 등 금융지주사와 파인스트리트 같은 사모펀드(PEF)가 꼽힙니다.
또 '현대'란 이름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 현대가도 잠재적인 후보군으로 거론됩니다.
특히 최근 HMC투자증권의 새로운 수장으로 IB본부장이었던 김흥제 부사장이 임명되면서, 현대증권 인수를 감안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도 일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각 성사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먼저 증권업황이 침체를 거듭하고 있어 현대증권 몸값이 많이 낮아진데다, 이미 증권업 M&A 시장에서 10여개의 매물들이 주인을 찾고 있어 제값 받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일단 우리투자증권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향후 KDB대우증권까지 나올 것을 감안하면, 현대증권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입니다.
전체 직원수가 2,500명에 달해 경쟁사 대비 높은 인건비와 낮은 생산성은 매각의 제약 요인이며, 몸집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강성 노조'란 걸림돌도 존재해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