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부 3쌍 가운데 1쌍은 하루에 30분도 채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연히 '사랑한다', '고맙다', '예쁘다' 등 배우자에 대한 애정표현이나 칭찬도 매우 인색했다.
이같은 내용은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달 11~16일 전국 기혼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후 자료를 분석,
23일 밝힌 '5차 저출산인식 설문조사' 에서 나왔다.
부부의 하루 평균 대화 시간을 물은 데 대해 가장 많은 32.9%가 '30분~1시간'이라고 답했다.
'10~30분'과 '10분 미만'이 각각 29.8%, 8.6%로 결국 38.4%의 부부가 하루 30분도 대화하지 않고 지냈다.
1시간이상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는 28.7%에 불과했다.
부인이 임신 중인 부부의 경우 1시간이상 대화하는 비율이 55.6%에 달했으나,
영·유아나 초등학생을 둔 부부에서는 각각 27.5%, 19.5%로 크게 떨어졌다.
그나마 대화는 주로 '밥 먹을 때(58.8%)' 이뤄졌고 나머지가 '잠자기 전(21.5%)', '주말(14.0%)', '아침에 일어나서(5.7%)' 등의 순이었다.
대화 주제는 '자녀 교육과 건강(40.0%)'이 1순위였고, 28.2%가 '기타 가정일(28.2%)'이었다.
'부부 문제(14.7%)', '친구·직장생활(14.2%)', '사회적 이슈(1.2%)'를 화제로 이야기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부부간 대화를 방해하는 요소로는 ▲ 늦은 귀가·주말 근무(34.4%) ▲ TV·컴퓨터·스마트폰 사용
▲ 자녀 양육에 따른 부부만의 시간 부족(19.2%) ▲ 대화 경험과 기술 부족(10.3%) 등이 꼽혔다.
배우자에게 '사랑한다'는 애정 표현이나 '최고다'·'예쁘다'·'멋있다'·'고맙다' 등 칭찬과 격려의 말을 얼마나 자주하는지 묻자
50.4%가 "가끔 기분 좋을 때"라고 답했다.
'거의 매일' 하는 경우는 25.9% 뿐이었고, 거의 안 한거나(19.8%) 한 적이 없다(1.4%)는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특히 50대와 60대 부부에서는 "거의 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각각 50.0%, 61.9%로 반을 넘었다.
가족 서열에 대한 생각은 응답자 특성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남편들은 가족내 서열 1위로 자신(39.1%)을 꼽은 경우가 가장 많았으나
직장생활을 하는 부인, 이른바 '워킹맘'은 아이(34.9%)나 자신(33.4%)을 서열 1위로 여겼다.
배우자, 즉 남편이 1순위라는 대답은 28.4%에 불과했다.
반면 전업주부는 배우자(39.1%)·아이(32.4%)·자신(25.6%)의 순으로 서열을 매기는 경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