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커스 1부 - 채권브리핑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금융 시장의 거래가 매일 일어나기 때문에, 가능성은 미리 선반영하는 측면이 있다. 12월 테이퍼링 가능은 이미 선반영 됐기 때문에, 10월 말 이후 금리 상승세가 가파르게 진행됐었다.
이번에 테이퍼링 발표가 됐지만 이미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 않다. 테이퍼링의 속도, 규모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모습으로 그동안 채권 투자를 미뤘던 투자자들이 대기 매수세에 나서면서 오늘 금리가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다만 채권시장에서는 현물을 거래하는 투자자와 선물을 거래하는 투자자가 구분된다. 현물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전체 글로벌 펀드의 투자,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고 투자자들이기 때문에 금리의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외환 시장의 방향도 상당히 중요하다.
반면 선물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금리의 방향, 차트의 흐름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물, 선물의 거래는 구분해야 한다. 10월 말 이후 외국인들이 선물을 매도세로 전환하면서 금리 상승에 대한 배팅이 이루어졌다. 최근에는 금리상승 배팅이 성공적으로 끝난 다음, 금리 고점에서 채권을 되사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의 선물 매수세는 기술적인 플레이로 보여진다. 이미 테이퍼링은 선반영돼서 상승했기 때문에, 현재 발표된 시점에서는 반대거래가 나타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외국인 선물 매수세는 1~2개월 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의 흐름을 보면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를 고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올해의 시장 금리가 4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2008년 이후 지속된 금리 하락 트렌드는 마무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중기적인 차원에서 1~2년 정도는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단기적으로 금리가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내년 1분기까지는 정체가 예상되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다시 금리 상승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난 2008년 이후 계속 금리 하락 추세가 이어졌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경기 둔화다. 국내 경제는 2012년 이후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그동안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했던 성장을 했던 이유는 대외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불확실성 요인으로는 2010년 그리스의 구제금융을 신청으로 인한 유럽의 재정위기의 확산, 2011년 미국 신용등급 하락 등이 있다. 그동안 우리가 예측이 어려운 변수로 인해, 수출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국내 내수도 위축됐었다.
이러한 요인으로 잠재성장률보다 밑도는 성장률을 만들었다. 하지만 현재는 이러한 현상들이 완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동안 성장률을 까먹었던 부분을 되찾아오면서 GDP갭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전체적인 경기 회복 흐름에서 금리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물가는 현실 물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는 어렵다. 통화 정책은 국내 경기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통화정책을 쫓아가야 한다. 이번 연준이 테이퍼링을 실시했고, 내년 3분기 말 전후로 QE가 완전히 끝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글로벌 통화 정책이 완화에서 긴축을 향해갈 것이다.
미국 QE가 끝나면 우리나라도 그에 상응하는 통화 정책의 완화 강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2.5%는 성장률이 1%일 때 만들어놓은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이 잠재 수준을 회복한다면 이제는 통화 완화의 폭을 줄여야 한다.
향후 통화 정책의 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금리 상승을 해야 하는 필요성도 있다. QE가 종료된다면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시기적으로는 10월이 유력하다. 금리 인상이 되지 않더라도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것 만으로도 채권 시장에서는 금리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의 성적을 보고 정책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자금 흐름은 경기에 후행 할 수 밖에 없다. 올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경기는 상승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금은 안전한 자산에 여전히 몰려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경기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안전자산 선호는 약화되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완전한 자금 이동은 아니더라도 그동안 안전자산이 있던 자금들이 부동산, 주식 같은 위험자산으로 분산될 수 있다. 그렇다면 채권의 수요는 이전보다 약화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올해 채권 투자 성과는 2%에 미치지 못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내년에는 금리가 상승하면서 절대 금리가 높아지기 때문에, 올해보다는 내년에 높은 이자를 기대할 수 있다. 채권 운용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장단기 금리 차이다. 작년에는 국고채 30년 금리가 3%도 되지 않아 단기 금리와 장기 금리가 차이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리가 상승하면서 단기 금리와 장기 금리의 차이가 상당히 벌어졌다. 그래서 장기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면 내년에는 채권 운용의 환경은 나아질 것이다. 기대 수익률은 3% 중반까지 예측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최근의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들이 선반영 된 것이 반대로 조정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용해 단기적으로 보는 것이 좋다.
하반기에는 통화 정책 기조의 변화 가능성들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내년은 초장기 국채를 높은 금리에 살 수 있는 기회다. 30년 국채를 4% 전후로 사는 것이 좋다. 올해 부진했던 물가연동국채도 내년에는 물가가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저가매수의 기회를 잡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