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상생 바람'‥공정위 압박 지속

입력 2013-12-12 17:21
<앵커> 대형 유통업체들의 협력사 상생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수십억 원의 과징금을 물린 데 이어 불공정 행위가 제대로 개선되고 있는지 감시하며 다방면으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채주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62억원의 과징금 폭탄을 맞은 유통업계.

협력업체에 대한 비용 전가 등 불공정행위의 대가를 톡톡히 치른 유통업체들은 부랴부랴 상생 강화에 나섰습니다.

백화점협회는 최근 패션협회와 '갑을관계'를 조율하기 위한 기구를 설치키로 했습니다.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민감한 사안을 협의하고, 해외시장 동반 진출 등 공동사업도 추진합니다.

유통업체 개별적으로도 부당한 대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불공정행위로 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롯데마트는 판매 장려금 제도를 개선해 협력사의 이익범위 내에서 장려금을 받기로 했습니다.

신상품 입점 장려금은 출시 후 6개월 이내만 받고, 하위 200여 개 중소 협력사에는 진열 장려금도 받지 않을 계획입니다.

유통업체의 이같은 상생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감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관행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만큼 수십억대 과징금만으론 개선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섭니다.

공정위는 대규모 유통업체가 판매수수료 인하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이행평가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유통분야 공정거래협약 평가에서 관련 항목의 점수 배점을 높이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납품업체들을 대상으로 불공정행위가 개선됐는지 실태조사도 진행합니다.

인테리어 비용을 떠넘기거나 판촉사원 파견을 강요했는지 등이 조사 대상입니다.

지속되는 압박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유통업계 규제책 완화를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지만 공정위는 거래관행 개선이 시급하다며 완고한 입장입니다.

내수 부진으로 실적이 정체되는 가운데 '갑을 논란'에 휘말린 유통업계.

잘못된 관행을 고치겠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썩은 뿌리가 완전히 제거될 때까진 곤혹을 치를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채주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