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연저점에 당국 구두개입··엔/원 1,000 심리적 저지선"

입력 2013-12-10 15:36
마켓포커스 2부- 이슈진단

삼성선물 정미영> 연저점이 이틀 연속 깨지면서 환율이 1,051원까지 떨어졌다. 환율의 1,050원 지지여부는 당국 의지에 달렸다. 연내에는 1,050원 지지 예상하며, 내년 연초에 1,050원이 하회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번 주 환율이 계속 연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이것은 지난 주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양적완화 축소 기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여건이 개선된다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국내 외환시장에서 꾸준히 달러 공급 되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점점 밀려 내려오는 모습이다.

오늘 아침 정부 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섰다. 투기적인 흐름을 예의주시 하겠다고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1,050원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보였다. 환율 하락의 성향이 투기적인 성격이 매우 강하면, 구두 개입으로 투기적인 포지션을 커버하면서 환율이 반등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그런 것보다는 꾸준하게 달러가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1,050원을 방어하려 하겠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투기적인 목적보다 실제 수급상황에서 1,050원을 터치하려는 시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 오전 엔/원 환율은 1,010원에 진입했다. 환율이 가파르게 진행된다고 느낄 수 있지만, 최근 환율 하락세가 연초에 나타났던 하락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한 편이다. 작년 엔/원 연 평균 환율은 1,412원이다. 지금까지 평균 환율이 1,130원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평균 기준으로 25% 가량 원화가 엔화에 대해 절상됐다. 그렇기 때문에 속도보다 절상 폭이 기업들에게 더 의미 있다.

엔/원 환율 과거 10년 평균치를 살펴 보니 1,120~1,130원으로 올해 평균과 과거 10년 평균이 비슷하다. 그런데 그 선을 하회하고 환율이 빠르게 엔/원 환율이 절상됐다. 평균 선을 하회하면서 1,020원까지 내려온 것 자체가 기업들에게 상당한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의 입장이 각기 다르겠지만, 일본에 대한 수출이 문제가 아니라 일본 기업과의 수출 경쟁력에서 밀리는 것이 문제다. 과거를 기술적, 역사적으로 보면 1,000원이 중요한 심리적 지지선이다. 1,000원이 깨진다면 일본과 수출 경쟁하는 기업들의 부담은 커질 것이다.

전체적으로 시장이 굉장히 차분하다. 연저점을 깨긴 했지만 이것에 대해 시장이 원화절상에 대해 너무 빠르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정부로 포커스를 맞춰보면 정부의 스탠스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한 몇 가지 사례가 있다. 첫 번째는 정책 수장들이 잇따라 내수 부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총리도 수출과 내수의 균형 성장이 필요하다, 대통령께서도 수출에 의존하지 말고 내수와 균형을 이룬 정책을 펴겠다고 이야기했다.

대외적으로도 IMF 총재가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의 축소를 내수 진작을 통해 줄일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미국도 한국의 시장 개입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했던 국가들이 경상수지가 크게 줄거나 적자로 전환된 나라가 많다.

그런 와중에 우리나라는 오히려 경상수지가 계속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아무래도 정부도 대외적으로 드러나게 외환 시장에 정부가 개입한 부분은 상당히 부담이 될 것이다. 금융 위기 이후 달러/원 환율 저점이 1,050원인데, 1,050원을 지켜야 겠다는 인식은 옅어질 수 있다.

10월 거주자 외화 예금이 36억 8,000만 달러 증가했다. 11월에도 24억 9,000만 달러가 증가했다. 10월에는 거의 달러를 중심으로 증가했고 11월에는 위안화 예금이 증가했다. 11월만 보면 달러는 2억 불이 감소했고, 위안화는 25억 불 이상 증가했다. 따라서 거주자 외화예금 증가는 시장 참여자들이 달러를 홀딩하는 쪽으로 해석하기에는 어렵다.

위안화 예금이 집중적으로 늘어난 것에 대해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위안화 예금은 올해 하반기 금융권에서 히트 상품이다. 위안화 예금은 이자율이 기관 투자 기준으로 3%를 넘는다. 대부분 상품들이 환예치를 한다. 환예치에서 위안화 예금이 높으면 환예치 부분에서 손실을 봐야 하는데 실제로는 차익거래 기회가 있어 추가적으로 프리미엄을 얻고 있다. 그러면 위안화 예금을 가입하면 3% 후반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이 상품이 올 하반기에 상당히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11월에 위안화 예금으로 집중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올해를 전체적으로 보면 거주자 외환 예금이 전년말대비 10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외화 예금의 증가는 10월까지 달러화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달러화 중심의 외화 예금 증가는 환율이 그동안 거의 박스권에 머물렀기 때문에 박스권 하단에서는 달러를 팔기 보다는 환율이 반등했을 때 오르기 위해 달러를 보유하고 있거나 일부는 저가 매수에 나서는 흐름이 있다. 외화 예금의 증가 추세는 시장에서 박스권 지지에 기대어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심리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지지선이 하회하여 뚫린다면 매물 부담이 몰릴 수 있다.

위안화는 앞으로 모든 뉴스가 매번 사상 최저치 경신일 것이다. 이것은 위안화 기준으로 사상최고치 경신, 환율 기준으로 최저치 경신이다. 지난 11월 중국 3중전회 설명문에서 인민은행 총재가 통상적인 시장개입을 원칙적으로 중단하며, 외환 시장 개혁에 대한 속도를 낼 것이고, 결국은 시장에서 환율이 결정되는 메커니즘으로 나아가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국 당국의 의도를 볼 수 있는 것은 중국 정부의 기준환율이다. 12월 들어 중국의 기준 환율이 떨어지고 있다. 11월까지만 해도 6.13대를 유지하다가 11월 6일에 처음으로 6.12, 오늘은 6.11로 떨어지고 있다. 중국정부가 대규모 무역 흑자를 반영해서 위안화 절상을 허용하고 있다. 기본적인 위안화의 방향은 내년에도 대규모 경상 흑자를 바탕으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위안화 절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5대 후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 중국이 시장 위주의 환율 정책을 펴겠다고 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위안화 변동폭을 1.5%~2% 확대할 수 있다. 내년 중국인 해외 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이 발표되면, 중국인들의 해외 외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투자 정책의 발표 이후에 위안화는 변동성이 높을 것이다.

현재 외환 시장 재료를 판단하기 어렵다. 고용지표 나오면서 12월 테이퍼링 전망이 늘어났다. 무려 34%가 12월에 테이퍼링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 서베이에서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고, 달러는 통화 별로 다르지만 강세의 강도가 약하다.

미국 경제 지표에 의해 중국 수출 호조로 인해 중국, 미국 양대의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갖고 있다. 테이퍼링 이슈에 대해서는 지난 여름의 학습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유로화 강세, 엔화 약세, 그리고 신흥국 통화는 안정적인 모습이다. 향후 유로화가 추가적인 강세를 이어가기에는 어렵고, 테이퍼링이 게시되면 달러화가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