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대선불복' 성명에 與"막장드라마" 野'당혹' 왜 나섰나?

입력 2013-12-09 08:42
수정 2013-12-09 09:41


민주당이 당 소속 장하나 의원의 '대선불복' 성명에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 내부에서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발언은 나왔지만 현역 의원이 선거불복을 명시적으로 밝히며 박 대통령의 사퇴를 주장한 것은 처음이어서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민주당 비례대표 초선인 장하나(36) 의원은 8일 지난 18대 대통령선거를 부정선거라고 규정하면서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했다.

장 의원은 또 내년 6·4 지방선거 때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를 것을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날 이메일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사퇴하고 보궐선거를 하라'는 제목의 개인 성명을 발표했다.

장 의원은 성명에서 "현재 드러난 사실만 가지고도 지난 2012년 12월19일 대통령선거는 국가기관들이 조직적으로 총동원된 총체적 부정선거임이 명백하다"면서 "나, 국회의원 장하나는 '부정선거 대선결과 불복'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국정원이 지난 대선 때 2천270개 트위터 계정으로 2천200만건의 댓글을 조직적으로 게시한 점,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의혹, 국가보훈처의 안보교육을 명분으로 한 불법선거개입 등을 꼽았다.

또 "박 대통령의 말대로 본인이 직접 도움을 요청한 적은 없을지 몰라도 국가기관의 불법선거개입의 도움으로 당선되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총체적 부정선거이자 불공정 선거로 당선된 박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즉각적인 사퇴를 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부정선거, 불공정선거로 치러진 대선에 불복하는 것이 민주주의 실현이며, 다가오는 6월 4일 지방선거와 같이(동시에)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르게 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밝혔다.

장 의원은 연세대를 졸업한 뒤 민주당 제주도당 대변인, 해군기지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제주시 읍면동대책위원회 사무처장을 거쳐 19대 총선 때 청년비례대표 몫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을 지내기도 했으며 현재 원내부대표(청년담당)으로 활동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장하나 의원의 이같은 '대선 불복' 선언에 대해 "당 지도부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장 의원의 발언에 대해 "유권자를 모두 모독하고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을 폄훼한 것"이라며 "한 마디로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손수조 새누리당 전 미래세대 위원장은 8일 트위터에 “장하나 의원은 오히려 본인의 주요이력인 제주도 해군기지 반대운동의 결과가 한중일 방공식별구역사태에서 보듯 얼마나 국가안위에 피해를 줄 수 있었는지에 대한 반성부터 필요할 듯하다”는 글로 역시 장 의원에 대한 비판의 입장을 보였다.

한편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민주노총 대표단과 면담 중에 장 의원의 성명 내용을 보고받고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장 의원은 지도부에 미리 통보하거나 상의하지 않고 성명 발표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