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시내 뉴타운·재개발 구역이 뚜렷한 대안없이 계속해서 해제되고 있습니다.
조합의 매몰비용을 덜어주는 법인세법 개정안은 여야 대치로 국회에 계류중인데, 매몰비용에 대한 지원을 놓고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차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엄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0월 뉴타운 출구전략 후속책 발표 당시 가장 중요한 비용처리에 대한 대책은 쏙 빼놓으면서 뭇매를 맞은 서울시.
추진위원회 단계는 평균 3~4억원, 조합설립 이후부터는 조합당 50억원 정도 매몰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서울시는 법안 처리만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인터뷰>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조합이나 조합원이 부담하는 매몰비용이 아니라 기업이 부담하면서 손비처리만 되면 총분히 그렇게 하겠다는 기업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아마 이번 가을 국회에서 통과가 되면 저희들이 이렇게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무난하게 해제되는 지역이 많아지지 않을까."
뉴타운·재개발 해제를 어렵게 하는 매몰비용 문제를 일부 해결하기 위해 시공사에 대해 법인세를 감면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입니다.
이렇게 되면 사업이 무산될 경우 조합이 시공사에 갚아야 하는 매몰비용이 크게 줄어들어 조합원들이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여야는 지난 6월 임시국회 당시 뉴타운 매몰비용 비과세 관련 법안을 조세소위에서 논의했지만 법안을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법인세법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된다 해도 걸림돌은 남아있습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매몰비용 지원에 대해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고 "주민들이 일차적으로 책임져야 할 문제"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
"서울시는 사업이 잘 안됐을 경우 조합책임이 원칙이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주민들에게 모두 부담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매몰비용에 대해서는 정부나 사회적 합의가 도출이 안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자 서울시는 중앙정부 지원과 별개로 우선적으로 추진위원회 단계에 지원하는 매몰비용 53억원의 예산을 배정했지만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입니다.
서울시내 뉴타운·재개발 매몰비용 추산액은 약 3천억원.
뉴타운·재개발 구역이 연일 무더기로 해제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매몰비용에 대한 준비는 걸음마 수준에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엄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