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공약 '행복주택' 꺾였다

입력 2013-12-03 17:52
<앵커>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행복주택의 공급량을 30% 줄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과 협의 없이 지구지정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지도 미지수입니다.

김동욱 기자입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 또 한번 후퇴했습니다.

정부는 행복주택 공급계획을 20만 가구에서 14만 가구로 축소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국민임대 등을 6만 가구 늘려 공공임대주택 공급 총량은 유지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현오석 경제부총리

"행복주택은 공급계획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되, 국민임대와 민간임대는 확대해 공공임대주택이 차질없이 공급되도록 만전을 다하겠습니다."

주민반발과 재원부족 등에 부딪쳐 박근혜 대통령 공약 대로 지키기는 어렵다는 판단으로 풀이됩니다.

건설비용이 비싸다는 비판이 일자 철도 부지에 짓는다는 개념도 버리고 산업단지와 미니복합타운 부지에도 행복주택을 짓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가 기존 시범지구 지정 계획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주민들의 반발은 커지고 있습니다.

도태호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행복주택 시범지구 지정을 더 이상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지구지정이 완료된 오류와 가좌는 사업승인 등 후속절차를 추진하고, 목동과 송파 등 5개 지구는 5일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지구지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해당지역 주민들은 반대 집회와 국토부 항의 방문 등에 나서기로 하는 한편 서승환 국토부 장관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정호 목동 행복주택 비대위원장

"대화조차 하지 않고 마치 대화를 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것에 대해서 주민들은 분개하고 있구요. 이러한 모든 갈등의 책임을 서승환 국토부 장관이 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해당 지역 국회의원과 광역의원들도 여야 할 것 없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정국 마저 얼어붙어 행복주택 건설을 위한 공공주택건설특별법의 국회 통과 역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행복주택 건립 추진이 첩첩산중인 가운데 정부는 주민과 국회 설득에 나서기 보다는 공급규모를 축소하고 부지를 다변화하는 미봉책만을 내놓았습니다.

한국경제TV 김동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