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1990년대까지 전 세계가 라운드 테이블에 앉아 협의하는 것이 일반적인 다자간 협상이었다. 하지만 뉴밀레니엄 시대에 접어들면서 각국의 이해관계가 상당히 복잡해지고, FTA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 조정할 때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FTA보다 한차원 높게 FTA를 추진하는 것이 TPP, 경제동반자협정이다.
2005년 브루나이, 싱가포르, 뉴질랜드, 칠레를 시작으로 2008년에 미국이 가담했다. 또한 올 3월 일본의 참여로 인해 우리 국민들에게도 익숙해졌다. 현재 규모는 세계 GDP의 38%로 최대 경제블럭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관심이 되고 있다.
대외 경기 회복 등의 국제협상에서 누구보다 발 빠르게 대응했던 한국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늦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리의 수출지역은 미국에서 중국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주도하는 TPP에 참여하면 불이익이 있을 것으로 생각됐다. 또한 TPP협상의 별도로 다른 나라들과 FTA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TPP협상에 참여하여 얻어질 실익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TPP참여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지만 참여하게 된다면, 중국 중심에서 미국 중심으로 서로 통상협상의 균형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G2체제에서 균형점을 찾아 간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올 3월, 일본이 참여했는데 우리나라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동북아 중에서도 TPP협상에서 우리는 중간자가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샌드위치로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
또 한 가지, TPP같은 과대 FTA를 추진할 때엔 항상 무역창출효과, 무역전환효과를 따져야 한다. 참여에 따라서 무역창출효과가 무역전환효과보다 크지 않겠나하는 경제실익적인 측면에서의 실리도 감안된 것이다. 또 회원국을 얼마나 구성력있게 구성할 것인가의 여부도 중요하다.
APEC의 경우에는 넓은 의미의 지역블록이기 때문에 한국에 도움여부에 대한 시각이 여러 가지로 나오고 있다. 기업입장에서는 그동안 스파게티 볼 효과로 불만이 많았는데 TPP협상으로 인하여 스파게티 볼 효과의 제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FTA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국민적 입장에서 좋겠지만, 받아들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 있다. 국수를 삶아서 그릇에 넣으면 국수가 달라붙고 엉킨다. 이렇게 곤혹스러운 상태를 '스파게티 볼 효과'라고 한다. FTA를 추진해서 국민들에게는 성과로 보이지만, 기업의 실익적인 차원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FTA관련해서 학자들은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학자들조차 장히 반대입장이었다. TPP협상에 참여하게 되면 기존에 맺었던 FTA는 효과를 보기 전에 소홀해질 가능성이 있다.
TPP는 한차원 높은 경제동반자 협정이다. 농업, 금융보험, 법률 분야의 경우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아직까지 보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방을 하게 되면 이 분야에 굉장한 피해가 된다. 그런 측면을 보고 경제학자들 조차도 TPP협상에 반론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았다.
독도를 비롯한 영토 갈등, 방공식별구역으로 인해 아주 긴박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TPP에 참여하게 된다면 한국은 정치, 군사, 경제적으로 샌드위치 상황에 놓이게 되어 불이익을 당할 측면도 있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 집권 2기 들어 아시아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중국은 팍스시니카로 주변 국을 통합해서 세 확장을 하는 입장이다.
미국은 아시아 증시, 중국은 주변국의 세 확장으로 가는 측면에서 서로 충돌 가능성이 있다. TPP협상은 미국 중심이기 때문에 그동안 중국에 쏠려있던 부분들이 TPP협상 참여를 계기로 미국으로 쏠려가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나라와 중국의 입장이 모호해질 것으로, 중국의 입장이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정치, 군사적 측면에서 갈등이 있지만, 경제적 측면에서 TPP협상에 참여하지 않으면 실익적으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은 협상 참여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 기존 FTA국가들이 소홀해지지 않도록 보완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앞으로 절차 상당히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공식적인 참가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TPP협상이 지금까지도 지체됐는데 더 지체가 된다면 그만큼 부담도 커지게 된다. TPP협상을 우리가 참여하게 된다면 우리입장에서는 이익이 높다고 평가하기 때문에 참여하는 것인데, 참여해놓고 불평, 불만하면 안된다.
또한 TPP협상을 통해 이득을 보는 계층과 앉아서 불이익을 받아가는 계층이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사전 정치작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러한 반사적 이익에 대한 소득이동체계를 반드시 확충해야 한다. 지금 여러 가지 국내에서 문제가 터지면 이해관계가 대립되고 있다. TPP협상도 국민들에게 갈등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