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원의 대출 사기 혐의로 필리핀에서 붙잡힌 폭력조직 '양은이파' 두목 출신 조양은(63)씨가 국내 송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필리핀 이민국에서 조양은 씨의 신병을 인계받아 29일 오전 4시 15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 곧바로 서울 마포구 소재 수사대 사무실로 압송했다.
경찰서에 도착한 조양은 씨는 대출 사기 등의 혐의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부인했다.
해외 도피와 관련해서는 "도피가 아니라 처음에는 (경찰 수사를) 모르고 (해외로) 나갔다"며 "여기서(한국) 문제가 있어 시끌시끌하니까 잠깐 밖에 있었다가 카지노 사업을 하게 된 것"이라고 취재진들에게 전했다.
조양은 씨는 2010년 8월 서울 강남에서 유흥주점 2곳을 운영하면서 허위 담보서류를 이용, 제일저축은행에서 44억 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그는 2011년 6월 중국을 거쳐 필리핀으로 건너갔다가 약 2년5개월만인 지난 26일 오전 한 카지노 건물에서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르면 내일(30일) 조양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도피 중 필리핀에서 교민을 폭행하고 협박해 수억 원을 빼앗은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양은 씨는 1970년대에 폭력조직 '양은이파'를 이끈 조직폭력배로, 1980년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구속돼 15년간 옥살이를 했다.
1995년 만기 출소해 '신앙 간증'을 하기도 했으나 그 뒤 금품 갈취, 해외 원정도박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기소됐다.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