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국인 관광객 천만 시대를 맞아 서울시내 관광호텔 수도 최근 몇년 새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호텔이나 모텔보다 가격이 비싼 관광호텔의 주요 수요객인 일본인들이 '엔저' 현상으로 급감하면서 수요예측이 잘못됐다는 지적입니다.
엄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시내 현재 운영되고 있는 관광호텔 수는 모두 188개.
지역별로 보면 명동 등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중구가 38곳으로 가장많고, 강남구가 37개, 강서구 19개, 종로구 12개 순입니다.
여기에 현재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건립중인 호텔도 중구 25개, 강남구 19개, 종로구·강서구 6곳 등 100여곳에 이릅니다.
이렇게 되면 서울시내에 300곳에 육박하는 관광호텔이 난립하게 되는 것입니다.
호텔 불모지였던 마포구의 경우도 2009년 롯데 시티호텔이 들어오기까지만 전까지만 해도 관광호텔은 서교호텔과 가든호텔 등 4개뿐이었는데 최근 2년새 2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렇게 서울시내 관광호텔이 최근 몇년간 급증한 이유는 2012년 7월 부터 시행돼 2015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 때문입니다.
<인터뷰> 마포구청 관계자
"옛날에는 사업계획 승인 신청이 1년에 한 건, 아니면 2년에 한 건 이 정도로 있었는데 작년같은 경우에는 10건도 넘고 그런식으로 됐으니까."
모텔도 용적률완화를 통해 관광호텔로 될 수 있는 등 정해진 가이드라인보다 더 많이 받는 경우에는 서울시 도시건축위원회 심의 대상이 되는데, 올 한해만 해도 13건의 관광호텔 건립이 허가됐습니다.
<인터뷰> 강남구청 관계자
"말하자면 용도변경이죠.
기존의 모텔이라든가 일반 호텔을 리모델링 해서 객실수도 관광호텔 등록기준에 맞게 더 많이 짓고 부대시설 확보를 해서."
서울시가 지난 6월 발표한 '중장기 숙박수요·공급분석' 결과, 외국인 관광객 수 증가로 서울시 숙박 수요는 지난해 4만3,830실에서 오는 2017년 7만5,874실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하지만 최근 엔저현상으로 관광호텔의 주요 수요층인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하는 변수가 발생해 관광호텔 공실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인터뷰> 관광호텔 관계자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은데 잘 데가 없는 게 아니라 요즘은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오잖아요?
사실 엔저 때문에 관광 호텔의 주요 수요층이던 일본관광객이 많이 끊겼어요.
그 부족분을 채워줘야 할 중국인들은 1박당 5~7만원 정도를 원하지 비싸서 이런 비즈니스급 호텔을 원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서울시내 관광호텔 객실 많이 남아돌 거에요."
이에 대해 서울시는 미래예측이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내년에는 이러한 변화를 고려해서 정책을 세우겠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서울시 관계자
"6월에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당분간은 계속 증가할 거라고 예측했는데 그런데 특히 요즘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줄어서.."
시유지를 호텔 부지로 제공하고 '관광호텔 건립 지원센터'라는 기구까지 만들어 호텔 건립을 장려하고 있는 서울시.
예상치 못한 '엔저' 여파로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 서울시내 관광호텔은 텅텅 비어있게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한국경제TV 엄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