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 개편, 금융당국 '팔짱만'

입력 2013-11-26 16:22
수정 2013-12-15 00:42
<앵커>

금융당국의 규제강화로 한 때 세계 2위 규모를 자랑하던 국내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ELW 제도개선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금융위원회의 반응은 미온적입니다.

이인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주식과 옵션을 결합한 증권 파생상품 주식워런트증권(ELW).

ELW는 옵션과는 달리 소액단위로 투자가 가능하고 증권사들이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난 2005년 ELW 시장 개설 이후 4년만에 거래규모 세계 2위 시장으로 발돋움했지만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 보호 명목으로 지난해부터 규제에 나서면서 올해 4위로 밀려났습니다.

하루 평균 2조원대를 넘나들던 거래대금은 1000억원대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한때 30개사에 달하던 유동성공급자(LP)는 현재 18개사로 대폭 줄었습니다.

점점 활기를 잃고 있는 ELW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한국거래소가 ELW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국거래소 관계자

"(ELW) 지수형의 경우 상품 표준화가 거의 돼 있구요. 개별주식을 기초자산으로하는 ELW는 방행종목수가 상당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상품발행 조건에 대해서는 아직 돼 있지 않습니다. 상품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거래소는 이외에도 금융당국 규제의 단초가 됐던 스캘퍼를 차단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습니다.

스캘퍼들은 증권사 초고속주문회선을 이용한 LP들의 호가를 미리 예측해 주문을 내고 부당이익을 취한다는 의혹을 받아왔지만 법원 1심과 2심 판결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대법원 최종판결만 남겨 놓은 상태입니다.

거래소는 그러나 LP들의 연이은 호가 주문을 제한하고 시차를 두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개편안의 키를 쥐고 있는 금융위원회의 반응은 회의적입니다.

[인터뷰] 금융위원회 관계자

"ELW는 기존의 투자자보호 문제가 있어서 제도개선이 들어갔던 부분이고 해서 그 부분이 명확하게 해소되지 않는다면 저희가 개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구요"

ELW규제 본래 취지가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행한 것이기 때문에 거래가 줄어든다고 해서 규제를 풀 수는 없다는 확고한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를 보호하면서도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 ?

[인터뷰]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파생상품실장

"투자자들이 소액으로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시장 이거든요. 그 부분이 과도한 투기성이 되었을 때 물론 문제이긴 하지만 레버리지 투자자체를 금지하거나 너무 규제하는 방향은 적절치 않아보입니다"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금융당국.

저금리에 투자자들이 운용할 수 있는 투자수단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를 명목으로 파생시장 자체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인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