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국내 주요 그룹들의 연말 인사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구조 개편이 뒤따를 전망입니다.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사업 부문을 한 데 모으거나 성과가 나지 않는 사업 부문은 과감히 정리하는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서 박병연기자입니다.
<기자>
이번 주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 LG그룹은 그동안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에너지 사업을 통합 운영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LG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에너지 사업은 현재 전자와 화학, 유플러스, CNS 등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어 시너지를 내기 힘든 상황입니다.
또 최근 LG전자 사업본부로 승격시킨 자동차부품 사업(VC사업본부) 강화를 위해 LG이노텍과 화학, 하우시스 등에 흩어져 있는 연구인력을 전환 배치할 지도 주목됩니다.
다음 달 초 인사를 단행하는 삼성그룹은 오너 3세들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과 함께 신수종 사업으로 꼽히는 의료기기와 소재사업 분야에 대한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창조경제의 꽃으로 불리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예상됩니다.
다음달 중순 정기인사를 단행하는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현장과 연구개발, 해외시장 강화에 방점을 둔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SK그룹은 총수 일가의 재판 등으로 2년 연속 해를 넘겨 단행했던 정기인사를 올해는 연내 마무리한다는 방침입니다.
큰 폭의 조직개편 대신 조직 안정에 초점을 둔 소규모 사업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룹 수장이 바뀌는 KT와 포스코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와 함께 조직 전반에 대한 대수술이 뒤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KT는 이석채 회장 재임 당시 임원수 20%, 인건비 5000억원 절감을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신임 회장 선출 여부와 상관없이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이처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선택과 집중’을 올해 조직개편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동부와 동양, STX 등 재무구조가 취약한 일부 대기업들이 매물로 내놓은 계열사들은 당분간 새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박병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