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시장 둔화세, 글로벌 증시 변수될까?"

입력 2013-11-26 09:01
수정 2013-11-26 09:08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지표와 세계경제

BS투자증권 홍순표> 최근 심리지표 이외에 실물지표 중에서 미국 경제 성장세의 둔화 가능성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내는 것이 미국의 주택 관련 지표다. 실제 간밤 미국 증시는 이란의 핵 타결 호재로 잠정적인 주택판매지수의 하락으로 인해 희석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간밤 10월 잠정적인 주택 판매에 이어 오늘 밤에는 건축허가, 신규주택 착공건수의 공개가 예정돼있고, 그동안 주택 관련 경제지표들이 이번 주에는 계속해서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에 미국 경제 성장세의 지속 가능성, 이번 주 미국 증시를 비롯해서 글로벌 증시는 주택 관련 지표들을 통해서 시험받을 것이다.

지난 주에 공개된 10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3.2% 줄어든 512만 건을 기록하면서 지난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존주택 가격 역시 전월 대비 0.5% 상승에 그치면서 19만 9,000달러를 기록하는 등 주택 수요 둔화와 가격 정체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기존주택 시장의 회복흐름이 완연히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간밤 공개된 잠정적인 주택판매지수 공개 결과를 봐도 선행성을 갖고 있는 잠정적인 주택판매지수의 하락으로 기존주택 판매가 단기간 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잠정적인 주택판매지수는 지난 9월 기준선 100포인트를 위협 받은 이후 지속적으로 계속해서 기준선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 7월 이후 기존주택 판매가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는데 잠정적인 주택판매가 추가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11월 또는 연말까지 기존주택 판매에 대한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다. 기존주택판매 증가가 나타나더라도 이번 잠정적인 판매지수의 하락으로 반등폭은 상당히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미국의 주택시장 회복흐름은 둔화되면서 4/4분기 미국 경제 성장세의 둔화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다.

잠정적인 주택판매지수는 기존주택판매지수에 대해 분명한 선행성을 갖는 지표다. 또 기존주택판매는 미국의 주택매매시장에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주택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확실하게 판단해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이런 잠정적인 주택판매와 기존주택판매흐름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 앞으로도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은 고용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향후 가계의 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고, 최근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가계의 주택구매여력이 개선되기 어려운 부분에 기인한다. 실제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 세부 구성 항목을 보면 향후 일자리 감소를 예상하는 비율은 지난 6월 16.1%였지만 10월 22.7%로 6.6% 늘어나면서 미국 고용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6월 14.2%였던 가계의 소득감소를 예상하는 비율도 10월에는 15.4%로 상승하면서 고용시장의 불확실성이 가계의 소득불안으로 연결되면서 주택구매욕구를 제한하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모기지 금리 역시 30년물 기준으로 테이퍼링 단행에 대한 우려감이 부각된 6월 FOMC 회의 이전에 3.5% 내외 수준에서 추이했지만 10월에는 평균 4% 전후 수준에서 추이하면서 큰 폭 상승했고, 이런 부분들이 미국 가계의 주택구매여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모기지 금리가 다시 4.35% 수준으로 상승했고 여전히 소비심리가 위축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10월 잠정적인 주택판매지수의 하락은 충분히 이해 가능한 수준이었고, 이에 따라서 기존주택 판매의 단기간 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분간 기존주택 판매 시장의 회복흐름 둔화는 계속해서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하고, 그동안 미국 경기회복에 주택시장이 큰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주택시장의 회복흐름 둔화는 4/4분기 미국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다만 기존주택 매매를 비롯해서 주택시장 회복 둔화가 추세적인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감을 확대시키면서 주택시장에 악재로 부각될 가능성도 여전히 낮다. 오히려 미국 주택시장의 둔화는 테이퍼링 단행 시기를 조금 더 늦추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유동성 측면에서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