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부동산과 증시의 'Dual decoupling' 현상"

입력 2013-11-25 08:35
수정 2013-11-25 08:38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상당히 좋다. 물론 3분기의 상승률로 보면 다소 둔화돼서 모기지 금리가 올랐다. 부동산 시장이 오르면 상승률은 기저효과 때문에 떨어지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지금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좋다. 선진국 부동산 역시 좋다.

미국뿐만 아니라 독일 역시 거품에 대한 우려가 나올 정도로 좋다. 일본은 현재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1980년대 후반에 생겼던 자산 버블이 붕괴되면서 일본의 부동산 시장이 잃어버린 20년 이상으로 침체국면을 보였는데 최근 아베노믹스 때문에 침체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중국도 역시 거품에 대한 경고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런 각도에서 보면 대체로 선진국, 신흥국의 정도 차이는 있지만 세계 부동산 시장이 상당히 좋다.

종가 기준 지난 주말에 끝난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6,000, S&P지수 1,800을 동시에 기록했다. 출구전략은 증시와 경기에 마이너스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출구전략을 추진하는 국가들은 그만큼 경기가 튼튼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증시나 경기에 플러스다. 출구전략의 우려 여부와 관계없이 증시는 계속 올라가는 것이 시장의 교정작업이다. 그런 것이 향후 미국 증시를 추가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거품논쟁과 함께 요인이 될 수 있다.

출구전략은 경제가 정상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 증시 입장에서 좋은 것이다. 이것이 버냉키 의장, 차기의장인 자넷 옐런의 의중이다. 그런 각도에서 미국 증시가 다우지수 22%, S&P지수 27%로 상당히 많이 올랐는데 미국 증시뿐만 아니라 독일 등 대부분 20%대까지 올랐다. 반면 한국은 작년 말 대비 많이 오르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선진국, 신흥국 가릴 것 없이 정도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많이 올랐다.

정책적 요인이 가장 크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위기의 가장 큰 진원지는 주택시장을 비롯한 부동산시장이다. 이쪽 부분이 살아나지 않으면 위기 극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제로금리,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했다. 미국은 금리 체계가 잘 형성돼있는데 서브프라임 금리에 굉장히 민감하다.

최근 서브프라임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지금처럼 세계가 하나의 시장인 만큼 미국의 중앙은행이 추진하는 정책을 자국의 경제 여건과 관계없이 다른 국가들도 받아들여야 한다. 미국의 제로금리, 양적완화 정책을 다른 국가들이 세계 정책의 동조화 차원에서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었던 것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부동산 시장, 주식 시장을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이다.

지금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회복해가는 경기 회복의 패턴을 잘 봐야 한다. 과거에는 실물경제만 생각하는 그린스펀 독트린에 따라 주가, 부동산에 거품 우려가 되면 끌어내렸지만 버냉키 이후 자넷 옐런, 드라기 등 지금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부의 효과에서 경제 성장을 이끌어가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부의 효과의 성장을 부정했지만 지금은 인정하고 있다. 지금 거품논쟁이 있다고 해도 과거처럼 끌어내리면 성장률이 식어버린다. 자산은 소비성향이 일반적으로 임금소득보다 높다. 이것을 빨리 끌어내면 그만큼 경제가 빨리 식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는 거품논쟁이 된다 하더라도 유동성을 쉽게 축소하지 못한다는 것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읽히고 있다. 지금 상태에서는 거품논쟁이 있다고 해도 주가, 부동산이 크게 떨어지지 못하는 제약 요건이 있다. 주식, 부동산의 거품논쟁이 있어도 과거처럼 큰 폭으로 떨어지진 않겠지만 거품논쟁이 있는 자체가 상승률을 많이 둔화시킬 것이다. 집값이 많이 오르면 자금 조달에 많이 어려울 것이고, 집을 사는 실수요적인 측면 외에 투기적 요인을 감안된다면 자산 이득을 생각하게 된다. 이런 부분이 약화되면 부동산 주식에 대체적인 투자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상승률은 떨어질 것이다.

최근 두 차례 걸친 종합적인 대책에도 불구하고 4분기 들어서 다시 침체국면을 보이고 있다. 주가도 최근 오르긴 했지만 작년 말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은 20% 이상, 신흥국은 10% 이상 오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한국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가장 높고, 이번 위기 과정에서 대외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대외의존도가 높음에 따라 자산시장은 세계의 좋은 흐름이 전개될 때 한국이 가장 탄력성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세계 부동산과 증시는 거품을 우려할 정도로 상승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부동산 시장과 주식은 많이 오르지 못했다.

다른 국가들은 적극적으로 돈을 풀고 금리도 내리는 정책을 폈다. 최근 한국의 정책당국자들이 전향적으로 바뀌고 있어 향후에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은 있지만 지금 현실은 부동산, 증시 모두 침체돼있다. 그동안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한국은행인데 너무 물가안정을 고집한 측면이 있다. 다른 국가들은 물가가 안정돼있어서 3~4년 전부터 양적완화 정책, 제로금리 같은 울트라 금융완화 정책을 폈는데 여기에 비해서는 한국은행이 너무 신중한 통화정책을 취한 것에 원인이 있다.

밑의 사람을 생각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밑의 사람을 생각하는 정책이 민주주의 하의경제민주화다. 정책적으로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면서 실행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부족했다. 그 결과가 결국 자산시장에 Dual decoupling으로 나타난 것이다.

물가는 디스인플레이션으로 D공포가 나올 정도로 안정돼있기 때문에 물가안정보다는 성장 쪽에 무게를 둬야 한다. 내년 성장률이 3.8%로 가면 단순히 성장률만 대기업 위주로 끌어올리면 중하위 계층의 체감경기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실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보다 올라가는 인플레 갭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부양과 함께 질적인 측면에서 중하위 계층의 체감경기를 동시에 개선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