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찰 움켜쥐기' 시중에 돈 다시 안 돈다"

입력 2013-11-22 10:11
수정 2013-11-22 10:32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위기 이후 미래에 대해 불확실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현찰을 움켜쥐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10월에 신권이 나왔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의미로 현찰을 움켜쥐는 현상이 강했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 국민들이 현찰을 쥐고 있어 시장에서 퇴장됐던 통화가 증시 주변으로 방출되고 있다. 양적완화 정책이 추진되느냐에 따라 하루, 하루 모습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는 측면에서는 기관에 의해 장세를 주도한다면 그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개인들이 증시에 참여하면서 단타 매매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오늘 자넷 옐런이 상원에서 통과함에 따라 양적완화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다우지수가 올랐다. 그러나 다시 출구전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또 떨어지는 현상이 미국 증시에서 반복되는 것은 개인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단타에 치중하는 사람들이 양적완화 정책의 추진 여부에 따라 이크 아웃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전망치를 믿고 기업들이 투자하고 개인투자가들이 주식에 투자해서 경기가 살아나야 하는데 기업을 주도하는 10대 상장사들은 지표의 개선 여부와 관계 없이 지금 현금 보유가 477조로 사상 최대 규모다. 경기가 풀린다는 전망을 보면 기업은 미래에 경기가 풀릴 것에 대비해서 설비투자를 해야 한다.

현금보유를 줄이고 기업에 설비투자를 해야 경기가 질적으로 성장하는데 지표는 개선된다 해도 기업들은 현금을 움켜쥐기고 있다. 또 최근 시중은행에서 기업들에 거액예금인출 사태가 많이 나오고 있다. 부자들도 5만 원권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하경제 규모에 대해 우려 시각이 나오는 것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표가 개선되면 움켜쥐었던 현금이 시장에 방출되면서 설비투자, 소비로 인해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가 줄어든다. 그러나 지금 현금을 움켜쥐는 현상이 나오는 이유는 국회에서 여러 가지 경제법으로 정부의 경제활동 촉진, 기업에 설비투자를 하기 위한 것들을 지원해주는 것이 없다. 또 정책당국자 입장에서 서로 부조화된 정책, 한편에서는 경기를 끌어올리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래에 대해 불확실하기 때문에 아무리 돈이 많아도 투자, 소비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과 기업들이 현금을 움켜쥐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통화당국에서 돈을 풀면 통화의 원천, 본원 통화라는 표현을 쓴다. 경제가 활성화되면 몇 배 정도 신용팽창이 되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 통화승수다. 통화유통속도는 위기 이전에 1배가 넘었지만 지금은 0.7로 많이 떨어지고 있다. 8월에 부분적으로 통화유통속도가 풀릴 기미가 보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통화승수도 위기 이전에는 25배, 지금은 20배 정도로 디레버리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이런 현상이 발생해서 지표가 올라가는데도 불구하고 물가는 떨어지는 디스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돈을 움켜쥔 상태에서 지표는 괜찮지만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떨어지는 과정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주 비트코인 문제가 굉장히 세계적으로 이슈가 됐다. 그런 측면에서 통화를 볼 때는 법화, 비트코인으로 대변하는 제3의 통화, 대안화폐가 있다. 지금 사이버, 모바일이 발달해 결제할 때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태에서 제3의 통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다. 비트코인의 값이 올라가다 보니까 사업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 유사 비트코인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라이트 코인, 피어 코인, 비비큐 코인 등 비트코인의 유사화폐가 많이 생기고 있다.

정부에서 발생하는 법화 사용은 축소되는 반면 대안화폐는 정부가 감독하고 통제하는 범위에서 경제지표가 개선되는데 누수되는 부분이 많이 나오면 결국 따로 놀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제3의 화폐를 통화정책 측면에서 어떻게 빨리 흡수해서 통화정책을 강구할 것인지, 또 경제지표를 어떻게 개편할지의 문제가 많이 나오고 있다. 제3화폐에 의해 부분에 대해서 통제하지 못하면 지표는 좋은데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안 좋을 수 밖에 없다.

대외 환경이 좋으면 세계에서 윔블던 현상이 심하기 때문에 대외 환경이 좋으면 가장 활황세를 보였던 것이 과거 우리나라의 모습이었다. 어제 코스피지수는 2,000선 밑으로 떨어졌고 오늘은 자넷 옐런의 임명 소식으로 미국의 다우지수가 올라갔기 때문에 올라갈 것이다. 그러나 올라가더라도 지금 코스피 지수는 작년 연말 대비 오히려 떨어진 수준이다. 올해 증권사들 2,200을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넘지 못했다.

현 정부 들어 경제대책이 나오는 데도 불구하고 다시 부동산 침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까 지표는 좋은데 체감경기는 좋지 않다. 특히 부동산경기가 살아나야 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가 줄 수 있는데 정책당국에서 경제지표를 보고 성장률이 좋다고 해도 부동산이 회복되지 않다 보니까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간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또 실물과 금융간의 연계성이 떨어진다. 실물과 금융간 연계성이 떨어지고 주식시장,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결국 지표경기마저 끌어내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정책 수용층인 국민과 기업이 문제냐, 정책당국자와 국회 문제인지 보면 한국은 1인당 GDP가 2만 2,000달러에 해당되는 국가이기 때문에 정책당국자와 국회의 책임이 더 크다. 정책당국자는 지표경기가 좋은 것에 만족하지 말고 체감경기를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양극화가 심화될 때는 세심한 정책을 해야 한다. 국민들 입장에서도 다시 한 번 캔 두 정신으로 경제를 살리려는 노력이 같이 결부돼야 한다. 국회, 정책당국자, 기업, 국민 모두 공생적 차원에서 경제를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해야 현금의 움켜쥐기를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