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소 바꾸셨나요?"...금융권 '강건너 불구경'

입력 2013-11-20 17:37
<앵커>

내년부터 기존 주소가 도로명 주소로 전면 변경됩니다. 정부는 혼란을 막기 위해 도로명 주소 변경을 알리는데 힘을 쏟고 있지만 정작 수백만명의 고객과 거래하는 금융권은 소극적입니다. 최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14년 1월1일부터 기존 지번을 대신해 도로명주소가 사용됩니다.

정부는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도로명주소를 이용하면 길 찾기가 수월해지고 화재나 범죄 같은 긴급한 상황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시간과 물류비를 절감해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도로명주소는 시,군,구,읍,면까지는 기존 주소를 사용하지만 동과 리를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바꿔 써야합니다. 모든 공공기관에서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변경된 도로명 주소를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로명 주소는 정부의 공식사이트(www.juso.go.kr)나 KT무빙(www.ktmoving.com)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없이 간편하게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은행과 보험, 카드, 통신회사에 가입된 주소도 변경이 필요합니다. 우편과 택배, 인터넷쇼핑을 위해서도 필수적입니다.

특히 금융과 관련된 공식문서가 전달되지 못할 경우 법적인 분쟁도 발생할 수 있지만 이를 제대로 알고 있는 고객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금융권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도 전자공시시스템을 위한 법인주소 변경에만 열중하고 있을 뿐 중요한 고객정보인 주소변경까지는 챙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들은 정부정책이기는 하지만 개인정보와 관련된 것이어서 본인이 신경을 써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시행은 한달여 뒤로 성큼 다가왔지만 이를 잘 모르는 고객들에게만 주소변경을 맡겨놓을 경우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은행과 보험, 카드 등 금융권은 12월부터 각 영업점과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기 작업에 나설 예정입니다.

정부가 오랜 기간을 들여 도로명 주소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소극적인 금융권의 대응속에 시행시기는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최진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