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구조조정 탄력...자산매각도 '속전속결'

입력 2013-11-18 16:03
<앵커>

동부그룹이 3조원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실위험이 있는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채권단은 속전속결로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해 잠재적인 부실위험을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최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동부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구조조정을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먼저 동부가 작성한 자구계획을 검토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일정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산업은행은 회사측이 제시한 자구책에 일단 만족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돈이 될만한 '알짜기업'을 내놨고, 오너의 사재출연으로 경영에 대한 책임감도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산업은행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매각자산을 양도받고 투자자에게 매각한 뒤 대금이 들어오면 차입금 상환에 사용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신용보강이나 금융자문, 투자자 물색 등도 담당한다는 방침입니다.

매각대상에 오른 동부하이텍과 메탈은 인수매력이 높아 벌써 국내외 사모펀드와 대기업 등이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매각가격과 조건을 둘러싸고 회사측과 채권은행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매각작업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한진해운은 대한항공의 지원을 끌어내면서 사실상 채권단 요구를 수용하는 분위기입니다. 최은영 회장이 경영권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회사살리기에 '올인'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주 실사결과가 나오면 채권단도 영구채 지급보증 여부를 논의합니다.

현대상선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대그룹은 유동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구조조정안을 제시한 상태. 하지만 채권단은 내년부터 주채무계열로 편입된다는 점을 감안해 보다 강도 높은 자구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성적인 위기재발을 막기 위해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양측간 협의결과가 주목됩니다.

구조조정이 이처럼 탄력을 받는 것은 동양사태를 계기로 당국이 채권단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도 18일 "채권은행이 수년간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한 만큼 관리책임이 있다"면서 채권단의 적극적인 역할에 힘을 보탰습니다.

STX와 동양그룹 구조조정이 때를 놓쳤다는 비판을 계기로 금융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당국의 지원을 받은 채권단이 선제적 구조조정에 고삐를 당기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최진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