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發, 구조조정 '태풍' 예고

입력 2013-11-08 07:56
<앵커>

거래대금 급감 등 계속된 수익성 악화로 고사 직전에 놓인 증권업계. 연말 대대적인 금융당국발(發) 구조조정 '태풍'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업계 내 적지 않은 긴장감이 일고 있는데요,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증권업계 구조조정에 대해 중소형 증권사 간 인수합병(M&A)이 필요하다면서 연말께 관련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구조조정은 시장 자율이라는 점을 들어 인수합병시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현재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내용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일단 구조조정과 동시에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육성정책 '투트랙'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분별하게 난립돼 있는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이른바 '정리작업'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규제 등을 완화해 주는 동시에 중소형 증권사의 특화 내지 전문화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권업계 역시 이참에 일부 한계에 직면한 증권사의 경우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선 공감을 표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증권사가 너무 많은데, 경쟁력 없는 증권사들이 지금 조금이라도 생명유지장치를 해주면 또 시장이 활황이 됐을 때 브로커리지를 할 것"이라며 "그러다보면 리테일에서 국내 증권업계가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국내 전체 62개 증권사 가운데 30%가 넘는 21개사가 지난 2분기(캘린더 기준)에 적자를 냈습니다.



특히 이들 중 5곳은 지난해 이후 매 분기 손실을 내면서 가까스로 연명해 나가고 있습니다. 흑자를 낸 증권사 역시도 이익폭이 대거 급감하는 등 제반 사정이 녹록치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금융당국의 의지대로 인수합병 등을 통한 시장 자율의 원활한 구조조정이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경기상황이 녹록치 않고 증권업황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데다가 인수 여력이 있는 곳은 결국 대형증권사뿐이라는 점에서 중소형 증권사간 시장 자율의 인수합병은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시선입니다.



결국 금융당국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입니다.



<인터뷰> 금융위 관계자

"정부가 칼을 빼들고,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현재 모든 방향을 놓고 검토 중입니다."



연말을 즈음한 금융당국발 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증권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