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김재중, 김재중 하는지...”
3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그룹 JYJ 멤버 김재중 솔로 첫 정규음반 ‘WWW: Who, When, Why’ 발매 기념 ‘아시아 투어 서울 콘서트(1st Album Asia Tour Concert)’가 열렸다. 2일과 3일 양일간 진행된 이번 콘서트에는 약 1만4000여 명이 참석, 김재중과 호흡을 맞추며 장관을 이루었다.
오프닝부터 강렬했다. 장내에 불이 꺼지고 영상이 재생되자 팬들은 빨간색 불을 켜고 콘서트 장을 불바다로 만들었다. 처음부터 힘을 세게 준 무대효과도 입을 크게 벌어지게 만들 정도. 첫 곡 ‘9+1#’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공연이 중반 정도로 다다랐을 때 보통 일어나는 현상. 앞자리뿐만이 아니다. 뒷자리에서도 스탠딩을 해보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이게 바로 김재중 효과다.
무대가 끝난 후 김재중은 “어제와는 다른 점이 보이네요. 한복도 입으셨네요? 분위기가 어제랑 많이 달라요. 어제는 다들 앉아서 이 신나는 곡을 듣더라고요. 그래서 노래 도중에 일어나달라는 말을 했거든요. 어제는 관중들 평균 연령이 40대~70대 사이인가 해서 양해를 부탁드렸는데, 오늘은 이렇게 열렬히 소리 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농담 섞인 코멘트로 관중을 웃게 만들었다.
이후 김재중은 ‘로튼 러브(Rotten Love)’ ‘키스 비(Kiss B)’ ‘나우 이즈 굿(Now Is Good)’ ‘그랬지’를 비롯해 이상곤(노을)과 ‘햇살 좋은 날’을, 거미와 ‘러브 홀릭(Love Holic)’ 호흡을 맞추며 강렬한 무대를 선새했다. 이 밖에도 김재중이 평소 즐겨 부르고 일본 공연에서도 들려줬던 일본 로커 하이도가 작곡한 ‘글래머러스 스카이’ 일본 그룹 비즈가 부른 ‘울트라 소울’과 자신의 마음을 모르는 외사랑에 대한 아픔을 표현한 ‘화장’을 직접 번역해 불러 눈길을 끌었다.
◆ 7+7=김재중
시작부터 파격적이었다. 깃털이 달린 검정색 옷을 입고 등장한 김재중. 속이 훤히 드러나는 의상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더니 팬들의 함성에 화답하듯 첫 곡부터 미친 듯이 달리고 또 달렸다. “옷이 참. 죄송한데 갈아입을 옷이 없어요. 벗으라고요? 벗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그럼 여러분들도 벗으세요. 왜 나만 벗어야 돼?”라는 귀여운 투정도 김재중이기에 가능했다. 또한 김재중은 능청스럽게 상의를 탈의하며 옷을 갈아입는 등 데뷔 10년차의 농익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마지막 날이니 목이 되는대로, 몸이 되는대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힌 김재중의 진가는 ‘브라이터(Brighter)’ ‘글래머러스 스카이(Glamorous Sky)’를 통해 제대로 드러났다. 분홍색 가죽 재킷을 입은 김재중은 이동 무대를 통해 공연장을 한 바퀴 빙 돌며 팬들의 반응을 일일이 체크했다. 또한 김재중은 무대 후 대기실로 들어가 콘서트장과 연결, 솔직하고 진솔한 모습으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거미의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열창에 이어 7 더하기 7은 귀요미까지 보여준 김재중. 그야말로 모든 것을 내던졌다.
◆ 사랑, 그 솔직한 이야기
김재중은 브릿지 영상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1986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28살. 내달 26일이면 데뷔 10년을 맞는 김재중은 좀 더 솔직해지고 과감해졌다.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아이돌에 대한 생각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서슴지 않았다. 아이돌 김재중의 이런 모습이 낯설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진심만은 콘서트 장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통했다. 감성으로 촉촉이 젖는 가을, 괜히 사랑이 말하고 싶어지는 계절 아닌가.
김재중은 “평생 아이돌로 남고 싶다.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며 지금의 생활에 충분히 만족을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사랑에 대해서도 “28살이 되니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주위에서는 결혼도 많이 하는데 난 아직 결혼 생각은 없다. 연애는 하고 싶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게 가장 힘들다. 나중의 이별이 두려워 먼저 할 사랑이 두렵다. 그래서 잠깐의 감정으로 사랑이 끝날 때가 많다. 그래도 사랑이 하고 싶다. 지금 당장, 매일. 사랑 없이 어떻게 사나”며 솔직하게 말했다. 김재중의 팬들은 “그래 좀 해”라며 쿨한 반응을 보여 웃음을 주기도 했다.
◆ 두 말 필요없는 무대 완성도
이번 공연은 음반 제목인 ‘WWW’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10의 가사에 김재중이 직접 참여, 설레는 사랑의 시작, 떠나간 사랑에 대한 슬픈 이야기, 팬들을 향한 사랑, 지독한 사랑의 아픔 등 가사에 맞추어 조명의 세기나 톤이 변화하는 등 각각의 무대마다 콘셉트가 바뀌는 등 한 편의 드라마가 완성됐다.
특히 하드록 공연 때는 높이 12m 가로 21m의 대형 쇼 LED와 전면 LED 스크린, 대형 커튼 LED에 3D VJ 영상이 현란하게 움직이고 가로 70m 무대에 펼쳐지는 조명쇼와 16개 포인트에서 펼쳐지는 특수효과는 음악과 함께 요동치며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또한 그런지 록과 팝 록 등 시원한 무대에서는 전 무대가 바다와 도심의 마천루로 바뀌며 록페스티벌을 연상시켰다.
◆ 게스트 스케일도 남달라
게스트도 남달랐다. 하루 전인 2일 김범수(러브홀릭)과 문명진이 방문한 데 이어 3일 공연에는 ‘햇살 좋은 날’ 피처링을 맡은 이상곤(노을)과 최근 한솥밥을 먹게 된 거미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상곤은 “긴장을 좀 많이 해서 그런데 재중이가 먹던 물을 좀 먹겠다”라며 센스 있는 코멘트로 관중들을 웃게 하는 반면, “지금 이 자리에 재중이의 미래 아내가 있을지도 모르지 않나”라며 ‘청혼’을 열창하기도 했다. 4명이서 같이 부르기도 힘든 ‘청혼’을 혼자서 불러내며 공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거미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적 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거미는 한층 물 오른 미모와 파워풀한 에너지로 콘서트 장을 가득 채웠다. 정열적인 헤드뱅잉도 잊지 않았다. 거미는 자신의 노래인 ‘어른 아이’로 열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OST ‘눈꽃’으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밖에도 관중석에 앉아 공연을 지켜보고 있던 홍석천은 드레스 코드 ‘순수와 불순’을 확인하는 시간, 카메라를 향해 강한 어필을 했고, 이 모습을 본 김재중은 “그만해 베이비”를 외쳐 큰 웃음을 줬다.(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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