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범인, 봉준호 "행사에 그가 올 것이라고 생각해서‥"

입력 2013-10-30 11:05


▲살인의 추억 범인

봉준호 감독이 영화 '살인의 추억'의 모티브가 된 사건인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실제 범인에 대해 언급했다.

29일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에서 열린 '살인의 추억' 10주년 특별상영 '살인의 추억, 그 10년의 기억' 행사에 참여한 봉준호 감독은 극 중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유전자 감식 결과로 인해 결국 풀려나게 되는 박현규(박해일) 캐릭터에 대해 "실제 모티브기 된 모델이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어 실명 거론은 하지 않겠지만 윤 모 씨다"고 입을 열었다.

봉준호 감독은 "'살인의 추억'을 준비하며 1년 가까이 정말 많은 조사를 했다"며 "당시 박현규 캐릭터의 모델이 된 윤 모 씨는 엔젤 피리 공장 직원이었다. 사실상 범인이라며 보도됐을 정도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로 인해 풀려났고 1997년 사망했다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행사를 연 이유도 범인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농담이 아니다"라며 "많은 조사를 해보니 범인의 성격을 잘 알게됐다. 범인은 굉장히 과시적인 성격의 사람이다. 자신의 행동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길 바라는 이다. 엔딩 장면에서 송강호가 카메라를 응시하는 이유도 범인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고 말해 장내에 묘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봉 감독은 "범인의 나이대는 1971년생 전후다. 오늘 관객 여러분의 모발 검사, 신분증 검사를 하면 범인을 잡을 수 있다"며 "이 와중에 지금 문 밖으로 나가는 사람이 있다. 누구냐"라고 농담을 던져 모두를 폭소케 했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범인 언급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살인의 추억 범인, 다시 이야기하니까 무섭다", "살인의 추억 범인 결국 못 잡아서 슬펐다", "살인의 추억 영화 볼 때 박해일이 범인인 줄 알았는데. 반전이었다", "살인의 추억 범인, 영화 다시 봐야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 배우 송강호, 김상경, 김뢰하, 송재호, 변희봉, 류태호, 박노식, 박해일, 정인선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 당시 제작자 차승재 대표, 김무령 프로듀서, 당시 연출부였던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 등 '살인의 추억' 스태프 및 관계자 80여 명과 일반 관객 300여 명이 함께 했다. 이날 행사는 봉준호 감독이 직접 제안해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살인의 추억'은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2003년 4월 개봉해 전국 관객 525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신드롬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