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골드만삭스 '첫발'..5곳 지정

입력 2013-10-30 17:27
<앵커>

금융위원회가 정례회의를 열어 증권사 5곳을 한국형투자은행으로 지정했습니다.

이제 이들 증권사들은 좀 더 다양한 IB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됐는데요.

한국판 골드만 삭스의 등장. 이제 출발점에 섰습니다.

김치형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금융위원회가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5개 대형 증권사를 투자은행(IB) 사업자로 지정했습니다.

지난 8월 말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른 것으로, 개정안에는 자기자본 3조원을 넘는 대형 증권사에 IB 업무를 허용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중소·중견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육성하자는 취지입니다.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이들 5개 증권사는 모두 자기자본 3조원 이상.

KDB대우증권 3조95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우리투자증권이 3조4600억원, 삼성증권은 3조2800억원,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각각 3조400억과 3조200억원 수준입니다.

<전화인터뷰>

증권사 관계자

"선정 자체에 의미가 있다. 이번에 허용된 업무는 이전과 사실 크게 달라질건 없어서...하지만 향후 5개 지정 업체에 새로운 업무 확대나 이런것들에 대한 기대는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들 증권사들은 IB업무를 담당할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등 본격적인 투자은행 도전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왔습니다.

당장 이번 투자은행 지정으로 연기금, 외국 헤지펀드 등을 대상으로 한 프라임브로커리지 즉 전담중개업무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전담중개업무란 헤지펀드 등을 대상으로 재산보관과 관리 여기에 대출, 컨설팅 등의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투자은행으로 지정되면 헤지펀드 외에 금융회사와 연기금 등을 상대로도 이런 업무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또 기업대출과 지급보증, 어음할인 같은 기업신용공여 업무도 가능해집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은행에 의존하던 자금조달 창구를 증권사로 확대되는 효과를 볼 수 있고,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그간 위탁매매 수수료에만 의존해 오던 수익구조를 다양화 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업무영역 확대와는 달리 투자은행들이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는 자기자본 투자에 있어 여전히 제약이 많다는 게 업계의 의견입니다.

또 인력과 자본력, 해외네트워크 면에서 아직 외국계 IB와는 경쟁이 안돼 당장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기대하기 보다는 글로벌 IB 탄생의 발판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 의의를 두는 모습입니다.

한국경제TV 김치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