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용카드사와 결제대행업체인 밴사 간의 수수료 개편안이 결국 원안대로 확정됐습니다.
자율경쟁을 통해 수수료가 26% 정도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 데, 업계의 반응은 냉담해 또 다시 갈등이 예고됩니다.
이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4월에 벌어진 KB국민카드와 밴사의 정면 충돌 현장.
5개월 뒤에는 현대카드와 밴사 간의 갈등이 고조에 달하면서 똑같은 모습을 연출합니다.
신용카드사와 결제대행업체인 밴사의 힘싸움은 수수료 문제가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한 카드사와 생존권 문제를 내세우는 밴사. 말 그대로 '동상이몽'입니다.
결국 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 KDI를 통해 밴 수수료 개편안을 확정하고 23년 만에 제도를 뜯어 고치기로 했습니다.
KDI는 우선 현재의 밴 수수료 구조. 즉 카드사와 밴사가 협상해서 결정하는 방식을 통째로 바꿀 것을 제안했습니다.
밴 수수료를 밴사와 가맹점이 협상하도록 개편해 자율경쟁 체제를 유도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건당 평균 113원으로 추정되는 밴 수수료가 26% 인하된 30원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KDI는 기본방안을 적용하면서 일부 가맹점에 손실을 보전하거나 영세 가맹점은 예외를 두는 2가지 방안을 제시해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해묵은 수수료 개편의 공은 이제 업계로 넘어오게 됐지만 또 다시 갈등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밴 수수료 개편의 핵심인 정률제가 빠졌다"며 "실효성이 없는 방안에 그쳤다"고 비판했습니다.
밴 업계 역시 수수료 개편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배제당했던 만큼 반대의사를 명확히 했습니다.
<인터뷰> 엄기형 신용카드조회기협회 회장
"현재 체계에서도 카드사 수익에 문제가 없고 밴사도 마찬가지다..처음 TF 구성 때도 밴 업계는 참여를 못했고 공정회 직전까지 모인적도 없었다 ."
카드사와 밴사를 대변하는 여신금융협회가 설득 작업에 나설 방침이지만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