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대위 자살, 이유가‥군 생활 편하게 해주겠다며 성관계 요구

입력 2013-10-25 09:14


▲여군 대위(사진=아래 내용과 관련 없음)

지난 16일 자살한 여군 대위의 상관으로부터 성관계 요구를 받은 내용이 담긴 유서가 공개되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손인춘 의원은 여대위의 유족이 자신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손 의원이 공개한 문자메시지에는 "10개월 동안 언어폭력, 성추행, 하룻밤만 자면 모든 게 해결되는데 하면서 매일 야간근무시키고 아침 출근하면서 야간 근무한 내용은 보지도 않고 서류 던지고 약혼자가 있는 여장교가 어찌해야 할까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어 손 의원은 "상관이 여군에게 '하룻밤만 같이 자면 편하게 군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제안이 지금 우리 육군에서 통상적으로 벌어지는 현실이냐"며 토로했다.

여군 대위는 작년 12월 15사단 사단본부 부관참모부로 전입해 직속상관 노 소령에게 지속적인 성관계 요구와 성추행, 언어폭력과 협박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노 소령은 군용 허리띠를 채워준다면서 뒤에서 끌어안거나 "미친X" "얼굴에 색기가 흐른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군 대위는 노 소령에게 "하룻밤만 같이 자면 군 생활 편하게 해주겠다"며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받았으나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손 의원은 "수십 대 일의 경쟁력을 뚫고 군에 들어온 여성 인재들이 군 생활의 어려움과 고충을 견디지 못해 죽음에까지 이르게 된 것은 비단 군의 손실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며 "이런 안타까운 사건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권오성 육군참모 총장은 "여군 고충 처리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정비하는 계획을 세우겠다"며 15사단은 100명에 이르는 여군들의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군 헌병대는 17일 노 소령을 구속해 수사중이며, 노 소령은 여군 대위가 숨진 날 목을 매 자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한편, 지난 16일 강원도 화천군 청소년수련원에 주차장에서 육군 15사단 소속 여군 대위가 차안에 번개탄을 피워 목숨을 끊었다. 또한 15사단은 지난 18일 부대장으로 여군 대위의 장례를 치렀으며 순직으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