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창 W] '일파만파' 동양사태 후폭풍

입력 2013-10-16 16:34
<앵커>

검찰의 압수수색과 금융감독원의 국민검사청구 수용까지, 동양사태가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동양사태 후폭풍과 향후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조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조 기자, 먼저 현재까지 전개 상황을 정리해주시죠.

<기자>

건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은 업계 내 공공연한 사실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동양은 그룹의 핵심 자산 매각을 추진했는데요. 지난 7월과 8월 각각 동양매직과 동양파워 지분 매각을 공고했습니다. 하지만 자산매각이 지연되고 1조원의 어음 만기가 몰려오면서 동양그룹이 부도 위기에 몰리게 됐습니다.

동양사태 일지를 준비했는데요. 보면서 설명을 드리죠.

본격적으로 동양사태 심각성이 불거진 것은 자금난을 해결해 줄 구원투수로 형제기업인 오리온에 지원 요청을 하던 9월 13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추석 연휴가 지난 뒤, 23일 오리온은 '지원 불가'의사를 밝혔죠. 이후 금융당국도 동양그룹 지원에 난색을 표명하며 위기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동양그룹 회사채 발행에 제동을 걸었고,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부실 회사채와 CP를 대량 판매한 동양증권은 대량 인출사태가 불거졌습니다. 동양그룹 계열사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9월 30일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10월 1일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 등 모두 5개 계열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법정관리 신청은 오너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 아니냐", "현재현 회장이 상환의사와 능력도 없이 사채를 발행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과 함께 경실련과 동양증권 노조가 현 회장은 검찰에 고소했고, 동양사태 피해자들의 대규모 항의 집회도 두 차례 있었습니다. 이후 계열사의 주가조작혐의까지 불거진 가운데, 어제(15일)는 검찰의 압수수색과 금감원의 국민검사청구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국민검사청구의 도입 이후 첫 시행이라고 하는데, 국민검사제가 정확히 뭔가요?

<기자>

국민검사제는 금융기관의 부당 행위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 200명 이상이 검사를 청구하면 전수조사를 통해 개개인의 피해 여부를 가리는 제도입니다. 지난 5월 시작된 제도인데, 동양그룹 투자 피해자 600여명이 국민검사를 신청, 심의위원회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동양이 그 첫 사례가 됐습니다.

금감원은 일단 전담 특별검사반, 가칭 국민검사반을 꾸려서 본격적인 피해 사례 조사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후 이들은 표본 삼아 불완전판매 신고센터에 접수된 1만5천여명 피해자들에게도 적용할 방침인데요. 피해배상 범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사와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자, 국정감사에서도 동양사태가 가장 뜨거운 감자입니다.

내일(17일)은 금융위원회, 금요일(18일)에는 금융감독원의 국감이 예정되어 있죠?

<기자>

네, 올해 금융당국 국감은 '동양 국감'이란 말도 있는데요.

아까 일지에서도 보셨듯이, 17일과 18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국감을 엽니다.

동양증권이 그룹 계열사 CP와 회사채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개인투자자에게 적극 권유했다거나 설명이 부족했는지, 불완전판매 여부를 따져보기 위해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이승국 전 동양증권 사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는데요. 또 논쟁 중심에 서있는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이사 등도 대거 출석할 예정입니다.

의원들의 강도 높은 질타가 예상되는데요.

기업인들은 물론이고, 저축은행 사태를 뛰어넘는 최악의 투자자 손실을 방치한 금융당국에 대한 집중포화도 예상됩니다.

김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민수R..'동양국감' 예고..금융당국 수장 정조준]

<앵커>

법정관리 나서는 계열사 이야기를 해보죠.

모두 5곳인데, 이번주 중 법정관리 개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구요?

<기자>

네, 법정관리 개시 여부가 신청일로부터 열흘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법원은 이번주 안에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시멘트, 동양네트웍스 등 동양그룹 5개 계열사의 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부분은 바로 법정관리인 선임인데요. 법원이 법정관리기업의 관리인으로 기존 경영진을 선임하는 비중은 90%에 달할 만큼, 통상 기존대표가 선임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기존 대표가 부실에 대한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면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는데요. 동양그룹 채권 비상대책위원회는 채권자협회에 참여해서 의견을 적극 피력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동양그룹 계열사 기업어음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초조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되나요?

<기자>

일단 법정관리 신청하면 모든 채권채무가 동결되기 때문에 당분간은 자금이 묶입니다. 법원결정에 따라 회수율이 정해지는데, 법정관리 회사 채권 회수율은 보통 20%안팎입니다. 여기다 청산절차에 돌입하면 단 한푼의 보상금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계열사보다 재무건전성이 안 좋은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CP 투자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두 회사는 기업 회생 대신 청산 절차를 밟을 것이 유력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법정관리 신청한 계열사들의 재무상태를 보면 지난 6월 기준 동양의 부채비율은 1533.2%, 동양네트웍스 852.4%, 동양시멘트 217.6%인 가운데,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은 이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입니다.

여기다 개인투자자들이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CP를 동양증권이 수탁 운영하는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투자했다는 것도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데요.



사실상 CP는 증권사가 소유하고 투자자는 수익권만 갖고 있어 채권자협의회에 참여한다든지 채권자 역할을 행사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법정관리란 것이 채권자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부실기업을 빨리 정상화 시키기 위한 것인데, 사각지대에서 피해를 보는 투자자들이 생기진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앵커>

결국 동양그룹의 해체는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여지는데요.

우량계열사들의 향후 행보는 어떤가요?

동양증권이 M&A 시장에 나올 것이란 분석도 있죠?

<기자>

네, 먼저 정경준 기자의 리포트 보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정경준R..동양증권 매각 '가시화']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채무를 갚기 위해 동양증권 등 계열사 지분 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동양증권 금융투자상품에서 빠져나간 돈이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고, 또 그 동안 'CMA 강자'로 불리던 동양증권의 매력이 줄어들면서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앵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