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급성장하는 수입차업계가 서로 담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1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수입차들의 담합 정황을 보여주는 내부문건'을 공개했습니다.
문건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회원사들에 배포한 '12월 실적 전망'이란 제목의 이메일과 '2010년 KAIDA 세일즈 위원회 워크숍 기본계획 공지'란 제목의 이메일, 2010년 상반기·하반기·2011년 하반기에 실시된 'KAIDA 세일즈 위원회 워크숍 실시의 건'이란 제목의 공문 3장 등입니다.
이 문건들에 따르면 수입차업체들은 '세일즈 위원회'란 모임을 만들어 브랜드별 월 판매 예상치 등 실적 전망과 판매 목표, 신차 출시 일정 등을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BMW와 벤츠 등 주요 수입차 10개사가 참여하는 워크숍에서는 브랜드별 영업 관련 특이사항과 각 브랜드별 신차 출시 일정 및 연간 목표 공유 등이 회의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민 의원은 "수입자동차협회와 수입차 회사들의 '세일즈 위원회'는 이메일과 공문의 내용을 취합해 볼 때 수년간에 걸쳐 정기적으로 진행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 모임에서 다루는 내용들도 가격 형성에 영향력을 미치는 '핵심 영업정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는 브랜드가 25개에 모델이 420개가 넘는다"며 "브랜드 간 판매량 격차도 크고 워낙 모델도 다양해 현실적으로 담합이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이와함께 민 의원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캡티브 금융(자동차 리스와 할부판매 등)을 국내 금융사와 비교할 경우 3년 기준으로 최대 566만원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BMW 520d를 BMW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를 통해 리스로 구입할 경우 우리파이낸셜을 이용할 때에 비해 566만원(3년 기준)이 더 비쌌고, 메르세데스-벤츠 E 300의 경우 벤츠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에서 리스하면 산은캐피탈을 통할 때보다 최대 373만원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