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장준환 감독, 나우필름(주) 파인하우스필름(주) 제작)의 여진구는 충분히 빛난다. 카리스마 넘치는 다섯 아빠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연기를 펼친다. 얼마 전까지 누군가의 아역을 연기하며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던 한 소년이, 이제는 오롯이 자신만의 캐릭터로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소년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올해 초 여진구는 MBC '기분 좋은 날'과의 인터뷰에서 2013년 연말에 받고 싶은 상에 대해 "상을 주시면 다 감사할 것 같다. 아역상은 이제 그만 받고 싶다. 이번에 신인상을 받는다면 기쁠 것 같다"라고 말한바 있다. 어쩌면 신인상이 여진구의 꿈만은 아닐 것 같다. "신인상이요? 받으면 좋을 것 같아요. 갑자기 욕심 나긴 해요. 그런데 워낙 많은 분들이 연기를 잘하셔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웃음)"
◆ '화이' 아빠들과의 첫만남, 석회 타워신의 비밀
여진구는 아빠들과 첫만남에 대해 무척 긴장했다는 일화를 털어놓았다. 아빠들의 캐스팅을 보고 설레기도 했단다. "처음에는 아빠들 캐스팅이 누가 되어 있는지 몰랐어요. 저보다 더 일찍 캐스팅 되셨는데 전 모른 상태에서 했어요. 그러다가 감독님과 이야기 하던 중 '아빠들은 누가 하세요?'라고 물었더니 이미 캐스팅이 끝났다고 하시더라구요. 이름을 말씀해주시는데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쟁쟁한 분들이 아빠 역할이라고 하시길래 굉장히 설레었어요."
"진짜인가 싶었고, '감독님이 아빠들이 저를 보고싶어 한다'고 하셔서 만나러 가는데 엄청 떨었어요. 문을 여는데 무섭더라구요. 이미 (영화에) 빠져계신 것 같았어요. 뭔가 분위기가 그랬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자상하셔서 놀랐어요. 촬영장에서 아빠들이 모두 아들처럼 대해주셨어요."
주연으로 첫 영화를 찍은 여진구에게 기억에 남는 신은 '석회 타워 신'이란다. "다 기억에 남지만 석회 타워 신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벌어져요. 18m 타워 위에서 촬영했어요. 추워서 바람도 많이 불고 그랬어요. 그런데 기태 아빠가 오시더니 햇살도 따스하게 내리 쬐고 화면이 굉장히 따뜻하게 나왔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부분을 설명해드리고 싶었어요. 사실 굉장히 춥고 바람도 많이 불었어요.(웃음)"
여진구는 "후련하고 아쉽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더 표현할수 있었던 신도 있었던 것 같아요. 화이란 아이는 연기할수록 매력이 있어서 빠져들었어요. 뿌듯하고 시원 섭섭해요"라며 '화이'를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 실제 성격은 활동적, 장난치는 걸 좋아하는 17살 소년
화이는 다섯 아빠들에게 납치 된 후 아빠들에게 총 쏘는 법, 운전 등을 배운다. 영화 속 화이는 평상시엔 교복을 입고 다니지만 고등학교를 다니지 않는다. 이처럼 평범하지 않은 화이의 삶에 대해 '실제 여진구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만약 화이처럼 통제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면 집을 나갈 것 같아요. 집에 있는 걸 못해요. 실제 성격이요? 활동적이고 통제받는 걸 싫어해요. 많이 외향적이고 장난도 잘 치지만, 붙임성이나 애교는 없는 편이에요."
여진구는 화이와 비슷한 듯 달랐다.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간 여진구는 학교 생활에 대해 "학교에서 많이 배려해주고 친구들도 걱정했는데 다행히 연예인보다 학생으로 봐줘요. 사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많이 걱정했는데 친구들에게 감동을 받았어요"라며 "'남고'라 이성 이야기만 할 줄 알았는데 놀라기도 했어요. 운동 좋아하는 친구들도 많고 공부 이야기도 하고...애들이 '바르게 자랐구나' 싶었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중학교 때 전교부회장이란 사실이 알려지며 여진구는 '엄친아'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서는 공부가 걱정이란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괜찮은 성적이었어요.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시험을 벌써 3번이나 봤는데 나락으로 떨어졌어요. 영어만 잘해요. 수학은 정말 싫어요."
17살 소년 여진구는 "화이가 개봉되면 이제 많은 분들이 보실텐데 제가 영화를 못봐서 고민이에요. 뭐라고 말을 못하겠어요. 아쉬워요. 지금은 '감자별'을 오래 찍어야 돼서 고민이에요. 공부도 걱정되고요"라는 깜찍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 이상형, 잘 웃고 애교 있는 사람
그동안 여진구는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MBC 드라마 '보고싶다'에서 김유정, 김소현 등 쟁쟁한 아역 여배우들과 주연 배우들의 어린시절을 맡아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멋지게 연기했다. 또한 tvN 시트콤 '감자별'에서는 하연수와 러브라인이 있다.
여진구는 "멜로는 촬영하면서 오글거리고, 현장도 분위기 좋아요. 알 수 없는 공기들이 있어요. 스태프들도 부끄러워하고 다들 부끄러워하면서 촬영해요"라며 아직은 멜로 연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상형에 대한 질문에는 "잘 웃는 분이었으면 좋겠어요. 귀엽고 애교 많은 사람이 좋아요. 나이는 상관 없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쉬는 날엔 영화를 볼 때가 많다는 여진구는 음악도, 게임도 좋아한다. 장르는 가리지 않고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즐기는 편. 최근에는 개인적으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재밌게 봤다고. 또한 "배우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는 여진구는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예전에는 기타를 배우려고 했지만 독학이 쉽지 않았다고. 하지만 "피아노는 악보를 볼 줄 알기에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여진구는 웃으면서 "학원을 다녀야할 것 같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요즘 '감자별'에 출연하고 있는 여진구는 즐겁다고 설명했다. "다들 친해졌어요. 가족 같은 분위기예요. 시트콤이니까 밝아요. 촬영장에서 재밌어요. 촬영하면서도 웃기도 하고 다들 연기를 잘하시더라구요. 농담하면서 재밌게 하고 있어요."
"예능은 아직까지는 출연 생각이 없어요. 토크쇼에 나가서 할 이야기도 많지 않고 대선배님들 나오셔서 인생 이야기 하시니까 저는 이른 것 같아요. '런닝맨'은 재미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혼자 나가면 뻘쭘할 것 같아요. 아직은 이른 것 같고 성인 돼서 나가면 재밌을 것 같아요"라며 예능 출연에 대한 생각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연기를 할 때만큼은 진실을 담아서 했으면 좋겠어요. 맡은 역할에 푹 빠져서 했으면 좋겠어요. 아직 그러려면 멀었지만 많은 경험을 해야할 것 같아요. 유명하고 잘생긴 배우보다는 연기를 할때 진심이 보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런 쪽으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고, 제가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진짜 많은 분들에게 제 연기를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작품을 찍고 싶어요. 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어요. 큰 욕심인 것 같지만 가장 큰 목표예요."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sy78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