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결산①] 특별한 선택 '개폐막작' 그들이 옳았으리라

입력 2013-10-12 07:50
3일 개막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18th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BIFF)가 10일 간의 항해를 끝내고 12일 오후 7시 배우 윤계상 송선미의 사회로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폐막식을 갖는다.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서 진행된 올해 BIFF에서는 총 70개국 301편이 상영됐다. 이 중에서도 개막작 ‘바라: 축복’(키엔체 노르부 감독)과 폐막작 ‘만찬’(김동현 감독)은 BIFF만의 새로움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 부탄이라는 새로운 발견, 개막작 ‘바라: 축복’

개막작으로 선정된 ‘바라: 축복’(키엔체 노르부 감독)은 부탄의 종교적 지도자이자 영화감독인 키엔체 노브루의 세 번째 극영화. 인도의 전통춤인 바라타나티암을 매개로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 한 여인이 가지는 삶의 의지에 대해 그린 ‘바라: 축복’은 개막작으로 선정될 당시 걱정의 시선을 받아야 했다. 부탄이라는 생소함과 승려가 만들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었다.

영화가 공개된 후 걱정은 어느 정도 사라졌다. 만들어 낸 풍경이 아닌 실제 자연의 것을 쓴 ‘바라: 축복’은 생소함으로 다가와 신선함으로 안착했고 영화의 주된 소재인 바라타나티암이라는 춤은 관객들을 휘어잡았다. 특히 유연한 몸짓으로 관능미까지 뽐낸 사하나 고스와미(릴라)는 GV(관객과의 대화)에서 댄스 실력을 뽐내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의 메가폰을 잡은 감독이 개막식에 불참하는 초유의 사태도 볼거리였다. 이유는 다름 아닌 동굴 수행. 이에 키엔체 노르부는 영상 편지로 개막작으로 선정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이미 영화제 개막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공지된 바 있다. 키엔체 노르부가 승려라는 것이 확실하게 인지된 부분이었다.



◆ 독립영화의 격려와 관심, 폐막작 ‘만찬’

폐막작으로 선정된 ‘만찬’(김동현 감독)은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느 때처럼 일상을 살아가던 가족에게 하나 둘 씩 어둠이 닥치고 가족의 수난은 정점으로 치닫는다. 이 모습은 아주 냉정하게 표현되지만 어딘가 모르게 공감이 가고 마음이 아리게 된다. 복잡 미묘한 감정까지 든다. 강하게 이야기하자면 어느 정도의 불편함도 있다.

이 작품은 2011년 아시아영화펀드(ACF) 인큐베이팅 지원 작품으로 약 1억 원의 전후의 규모로 제작된 독립영화다. BIFF 폐막작으로 독립영화가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 메가폰을 잡은 김동현 감독은 독립영화에게 관심을 가지는 BIFF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며 “상업영화가 매우 활기차다. 하지만 독립영화도 그에 못지않게 좋은 감독들이 만들고 있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BIFF 집행위원장 이용관은 ‘만찬’을 폐막작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인디영화를 소개하고 싶었다. 기록적인 측면에서는 역대 최고로 만들어진 한해라고 들었다. 하지만 영화는 많은데 극장이 없다는 말이 있다. 과연 100여 편의 영화중에 몇 편이나 개봉을 할 수 있을까. 이 좋은 작품을 폐막작으로나마 보여줄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며 독립영화에 대한 큰 관심을 드러냈다.(사진=부산국제영화제)

해운대(부산)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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