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렬 (사진=연합뉴스)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서종렬 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이 피해자 부부에게 손해배상금을 물어주게 됐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1단독 원정숙 판사는 11일 서 전 원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여비서 A씨와 A씨의 남편이 서 전 원장을 상대로 7천413만원을 지급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원 판사는 "업무상 지위를 이용한 피고의 추행 행위로 피해자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를 위해 6개월간 무급휴직을 하는 등 피해가 인정된다"며 "피고는 치료비와 위자료 등 모두 2천729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어 "피고가 피해자의 형사고소에 대해 무고죄로 맞고소하는 등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언론 보도를 하게 하고, 항소심 재판 전까지 줄곧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어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지속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실제 서 전 원장은 성추행 사실이 드러나게 되자 되려 A씨를 무고죄의 피의자로 몰아기도 했다.
다만 원 판사는 "피고의 업무상 추행 행위에 따른 피해자의 치료비 및 소득 손실 추정액 책정이 과하다"며 "그 책임을 50%로 제한하는 게 적절하다"고 손해액 산정이유를 밝혔다.
서 전 원장은 원장 재직 당시인 작년 6월15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진흥원 청사 집무실에서 A씨를 두 팔로 껴안고 목 뒷부분에 입을 맞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재판부는 1심에서 징역 5월의 실형을, 항소심에서 징역 5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었다.
서 전 원장은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자 작년 7월17일 기소된 지 1달만에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