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지표와 세계경제
BS투자증권 홍순표> 미국 경제지표들을 보면 실물지표보다 선행성을 갖는 심리지표들의 개선에 의해서 경기기대감이 강화되고 이런 부분들이 증시에 반영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상승을 견인해왔다. 간밤 미국과 유럽 증시는 2% 내외의 안도랠리를 나타내면서 코스피에도 상당히 큰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지만 공화당과 백악관의 정치적인 협상 자체가 완전한 타결이 아닌 임시방편적인 타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책 관련된 불확실성은 조금 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일에 공개된 10월 ISM제조업지수는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55포인트는 물론이고 전월치인 55.7포인트를 상회한 56.2포인트를 기록하면서 미국 제조업 경기의 확장 정도가 보다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연방정부 폐쇄 장기화, 정부부채한도 증액 난항에 따른 디폴트 리스크에 대한 우려, 이런 정치 변수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완전한 해소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은 제한적일 수 있다.
실제로 현재 미국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난 9월 이후에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는데 미국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수로 한 경제정책 불확실성지수를 보면 지난 7월에 기준선인 100포인트까지 하락했지만 연준의 양적 완화 축소 결정 지연으로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고 정치권의 예산안, 정부부채한도 증액 난항이 불거지면서 9월 들어 150포인트를 상향돌파 한 상태다.
이달 초부터 연방정부 폐쇄가 장기화되고 정부부채한도 증액마저 불투명해지면서 경제정책 불확실성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정점이었던 리먼 브라더스 파산 당시보다 훨씬 높은 수준까지 올라오고 있다. 이와 같이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려한다면 미국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던 ISM제조업지수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
ISM제조업지수의 세부 항목 중에서 9월 심리주문지수의 개선 흐름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연방정부 폐쇄 영향으로 인해 제조업 수지에 대한 우려가 보다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다음 달 초에 공개될 ISM제조업지수를 통해서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 강화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제조업 수주 둔화가 산업생산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 이런 부분들을 아울러서 고려한다면 4/4분기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연방정부 폐쇄를 비롯한 정책리스크로 인해 제조업 부분이 향후에 다소 둔화될 여지가 있는데 이것보다 소비심리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미국의 소비심리는 2009년 이후에 우상향 흐름을 추세적으로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정책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추세적인 흐름 자체가 둔화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9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보다 2.2% 하락하면서 4개월 만에 70포인트대로 다시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고, 오늘 밤에 10월 잠정치를 발표하게 되는 미시건대학 소비자신뢰지수도 전월보다 4% 가까이 하락한 74.5포인트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소비심리 관련 지표들의 변화는 연방정부 폐쇄로 인해서 미국 경제성장에 대한 정부의 역할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미국 소비심리를 제약하고, 정부 기관에서 집계하는 미국 경제지표들이 제대로 발표되지 않으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 크게 느끼게 함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소비심리의 둔화는 아직까지는 유의미한 수준으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실물 소비에 대한 기대감마저 낮출 수 있는 것에 대해서도 유의해야 한다. 간밤에 발표되진 않았지만 9월 소매매출의 컨센서스를 보면 예상치가 -0.1%, 전월 대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이 같은 수치는 저번에 기록했던 +0.2%와 비교해본다면 6개월 만에 미국의 소매매출이 - 증가율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 결과다.
소매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 지난 3월 +3.2%를 기록한 이후에 점진적으로 개선돼왔지만 오늘 밤에 발표될 미시건대학 소비자신뢰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한 결과를 공개한다면 소매매출이 증가세를 다시 강화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연방정부 폐쇄 기간이 길어질수록 소비심리와 실물소비의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질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앞으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경기 모멘텀을 근거로 하는 견고한 상승흐름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의 수위를 가지고 어느 정도의 기간으로 최대한 빨리 해소될 수 있을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