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소비자물가 14년만에 최저치

입력 2013-10-01 11:34
수정 2013-10-01 13:09
<앵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작년에 비해 양호한 기상여건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라고 하는데 자세한 내용, 김택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농산물 값 하락에 힘입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년만에 0%대로 떨어졌습니다.

통계청 집계 결과 9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8%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이는 1999년 9월 0.8%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소비자물가가 외환위기 시절 수준으로 후퇴한건 소비 부진 등 수요측면이라기 보다는 양호한 기상여건에 따른 농산물값 하락과 국제유가 안정 등 공급측면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태풍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 9월 농산물값은 9.7%가 오른 반면 태풍이 없었던 지난달엔 오히려 7.4%가 내렸습니다.

석유류 역시 지난해 3.2%가 올랐지만 지난달엔 국제유가 안정세에 힘입어 3.8%가 내렸습니다.

물가 상승률은 작년치와 올해치를 비교해 산정하는데 이같은 기저효과 때문에 9월 물가가 0%대로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겁니다.

장기적인 물가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가격이 들쭉 날쭉한 농산물과 석유류를 빼고 산정하는 근원물가는 작년에 비해 1.6% 올라 1%대 안정세가 유지된 걸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이같은 0%대의 낮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인터뷰> 이대희 물가정책과장

"이와 같은 0% 상승률은 앞으로 기상여건의 변화가 있을 수 있고 국제유가 변동 등과 같은 공급측 불안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최근의 수요회복 추세를 감안할 때 계속 지속되긴 어렵고 다시 1%대를 회복할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물가지수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지난달에도 장마와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화장품 업체들의 가격할인 효과로 물가가 1.3% 오르는데 그친 걸로 집계되는 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착시 효과를 없애고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통계청이 물가지수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택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