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양그룹이 결국 법정관리 카드를 꺼냈습니다.
오늘 법정관리를 신청한 3개 계열사 외에 나머지 계열사로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정봉구 기자.
<기자>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동양그룹 3개 계열사는 오늘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자금 경색과 위기 여론 심화로 자산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법정관리 신청에 앞서 “그룹을 신뢰해 준 고객과 투자자들께 회장으로서 큰 책임을 통감 한다”고 밝혔습니다.
동양그룹은 이날 만기가 돌아온 1천100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포함해 1조1천억원이 넘는 단기성 차입금을 차환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법정관리 신청으로 동양그룹 3개 계열사에 대한 대출 등 여신과 회사채, CP 등 모든 채권채무는 즉시 동결됩니다.
동양그룹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3개 계열사 외에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양호한 나머지 비금융계열사는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경영 개선 방법을 모색하거나 독자 생존의 길을 걷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동양시멘트는 워크아웃을, 동양네트웍스에 대해서는 추가 법정관리 신청 여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양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은 예견돼왔습니다.
지난해 연말 현재현 회장이 화력발전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체질 전환하겠다고 밝힌 뒤 레미콘과 가전 계열사 매각 작업에 매진했지만 경기 악화와 맞물려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자금난에 봉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신용평가기관이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해 신용등급 강등 조치를 내리면서 자금 확보 압박이 가중됐습니다.
한편 동양그룹은 “그룹 위기와 직접 연관이 없는 동양증권㈜이 고객과 자산이탈로 기업가치가 급격히 하락해 우려스럽다"며 "금융당국의 감독 하에 고객과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만큼 하루속히 신뢰를 회복하고 우량금융회사로 거듭나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에서 한국경제TV 정봉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