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주 남은 부채한도 협상‥채무불이행 가능성은?"

입력 2013-09-26 09:08
수정 2013-09-26 09:17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미국이 월, 화, 수 내리 하락세를 기록했다. 요즘처럼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많은 시장 환경에서는 상승과 하락의 요인을 찾는 것이 힘든데 오늘은 쉽다. 한 장의 편지가 미 증시의 하락을 몰고 왔다. 미국 재무장관이 하원의장 존 베이너에게 공식서한을 보냈다. 지난 8월 26일 보낸 편지에서 10월 중순이 되면 미국의 재정이 바닥난다고 이야기했는데 마침내 미 재무성의 각종 데이터로 오늘 계산을 해보니까 날짜가 비로소 떨어졌고 10월 17일이 데드라인이다.

이때까지 부채한도협상이든 무엇이든 미 재무성에 예산 편성이 안 되면 미국이 디폴트로 간다고 해서 날짜를 찍었다. 3주 정도 남은 것이다. 8월 26일 때는 추상적이었지만 이번에는 대놓고 채무불이행을 이야기했다. 조금 더 대승적으로 보면 미국의 여러 가지 역할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유동성 수혈이 안 되면 미국이 역사상 첫 채무불이행으로 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 세계 긴축통화를 발행할 것이라는 미국 재무성, 그래서 달러에 사인이 들어가는데 그만큼 권위에 있어서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연준의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인데 압력이 들어가 있는 편지를 하원에 발송했다.

그런 가운데 펀더멘탈 지표는 괜찮았다. 내구재주문을 보면 내구재는 한 번 사면 오래 쓰는 데다가 가격도 높다 보니까 구매에 있어서 당연히 향후 경기 상향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내구재주문 동향이 선행성을 가진다. 8월 결과는 여름철이고 소비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어 8월에 내구재주문이 줄었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0.1%가 나왔다. 그런데 요즘 고용지표도 그렇지만 미국 경제지표에 대해서 신뢰감이 의심이 되는 상황이다.

7월 결과는 -7.3%에서 -8.1%로 하향했다. 계절적 요인에 따라서 7월이 비수기다 보니까 내구재를 굳이 왜 지금 사느냐, 미루는 것은 이해되는데 마이너스 폭이 커졌다는 것이다. 전체 내구재주문은 0.1% 늘어나서 예상을 만족시키긴 했지만 가격비중이 큰 운송장비를 제외하면 -0.1이 나왔고 전문가 예상치 1% 증가와는 반대되는 방향성이다. 그리고 경기와 상관 없는 국방용 구매수요, 가격비중이 큰 항공기를 제외한 신규주문도 1.5% 늘어서 예상보다는 떨어졌다.

민간내구재주문에 있어서 미출하 주문하고 재고도 중요하다. 재고는 앞으로 수요 증가에 대한 자신감이 있을 때만 재고를 늘린다. 업종별로 보면 컴퓨터와 가전이 재고가 -0.6%로 줄었고 컴퓨터와 주변기기 역시 0.8% 재고감소를 나타냈다. 통신장비는 스마트기기의 수요가 굉장히 강력하기 때문에 통신장비 미출하 주문은 늘었고 재고도 1.3% 늘어났다. 자동차, 부품도 견조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주택시장은 결자해지라고 표현이 가능하다. 주택시장 때문에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퍼졌고 주택시장 때문에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8월의 신규주택매매가 7.9% 증가해서 예상치를 넘어섰다. 신규주택 현재 보유량이 17만 5,000채, 재고 수준이 낮다. 평균 매매기간이 5개월, 주택이 완공돼서 주인을 만나서 등기가 올라가기까지 걸린 기간이 5개월로 집계된 것이고 그동안의 동향을 감안하면 재고수준도 상당히 낮은 편이고 주택 분양돼서 임자 만나기까지 시간도 굉장히 짧아졌다는 평가다.

전체 건수는 올해 들어 계속 40만 건 중반을 이어오다가 7월에 30만 건으로 떨어졌다. 이것도 모기지 금리 상승이 그때 당시 폭이 상당히 컸을 때였고 이사철 비수기인지 헷갈렸는데 다행스럽게 8월 들어 다시 40만 건 위로 반등하면서 42만 1,000건을 기록했다. 비록 오늘 시장에서 대접은 잘 받지 못했지만 다행스러운 전망이 나왔다.

미 부채한도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이 채무불이행으로 빠질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시장에서는 미국이 디폴트로 갈 가능성 40%, 어떻게든지 모면할 가능성이 60%로 나와있다.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는 희망적인 비율이 60%로 더 많느냐, 이번에는 2011년과 다른 정황이다.

지난 2011년도에 같은 민주당 출신 전 대통령 클린턴이 오바마에게 대통령 고유권한으로 자체 예산안을 마련해서 사인하라고 했지만 당시 집권1기 오바마 대통령은 비민주적인 해결책이라고 거부하다가 당시 부채한도협상이 결국 시한 내로 안 이루어졌고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됐던 해프닝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핵심 공약인 저소득층 의료보험 개혁, 오바마 케어가 벌써 5년째 예산안이 편성 안 돼서 못하고 있는데 이번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다.

MSCI 한국지수에서 외국인들 투심이 많이 식었다. 어제 장중 한때 순매도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결국 기관 매도물량을 막판에 외국인이 받아줬다. 62선이 코스피 2,000 초반대까지 본다면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에 대한 선호경향이 약간 떨어졌고 부채한도협상은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2011년에 눌림목이 발생했다가 브이자로 올라서 하반기, 연말 증시는 좋았던 사례가 있지만 그래도 부채한도가 다가오는 것에 대해서 교과서적으로 위험자산 축소에 대한 대응을 한다는 것이 월가의 투심이고 외국인 국내 수급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추세적인 변화라기보다 한 번의 차익실현 및 현금확보 경향이 오늘 나온다는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