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요즘 증시나 외환시장을 보면 여러 전문가들이 이야기했다시피 출구전략 추진 연기를 하면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었는데 종전과 다른 국면이다. 무정부 상태에서 아너코스로 바뀌고 있다. 정부의 지도력 없이 굉장히 혼탁한 상황을 아너코스 국면이라고 한다. 최근 여러 가지 굵직한 사건들이 많다.
출구전략을 추진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 연방부채 한도도 타결될 것이냐, 안 될 것이냐 이런 국면들은 다른 재료와 달리 굉장히 큰 이슈들이다. 이런 뉴스들이 계속 있고, 그 이후의 일정은 차기 FRB의장이 바뀌는 문제, 통화정책을 대표하는 문제 등 굵직한 재료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 이와 같은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증시에서는 뉴 앱노멀 시대가 다시 올 것이라고 본다. 노멀 시대는 위기 이전의 세계질서다. 뉴 노멀 사회는 위기 이후 지금까지 6년까지 거친 과도기적 질서다. 앞으로는 뉴 앱노멀 시대가 전개될 것이다.
노멀 사회는 이전의 질서고 이때는 우리가 배웠던 이론과 기업인들이 갖고 있던 경영기법, 상식적인 관습이 그대로 잘 통하는 정상적인 시대다. 그동안 주류경제 이론을 보면 세계경제의 질서에서 힘있는 국가들의 이론이 많이 통용됐다. 그 국가에서 위기가 발생하다 보니 우리가 배웠던 이론과 기존에 갖고 있는 관습이 통하지 않는 사회에서 세계 채권투자의 최대 운용사인 핌코 같은 경우는 노멀에 빗대어 뉴 노멀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최근 보면 이론도 통하기 어려운데 예측까지 어렵다고 한다. 또 기존에 갖고 있는 경영기법도 그대로 적용하면 어렵고, 기업인들이 갖고 있는 관습도 안 통하는데 여기에 예측까지 어렵다는 것이 루비니 교수가 이야기했던 뉴 노멀에 빗대서 다시 한 번 혼탁을 주는 것이 뉴 앱노멀 사회다.
이번에 기정사실화 됐던 출구전략을 연기하면서 이론적 근거로 이야기했던 시각 중의 하나가 필립스 곡선, 베버리지 곡선이다. 필립스 곡선은 물가상승률과 실업률 간의 음의 관계, 트레이드업 관계가 전형적인 모습이다. 최근에는 물가상승률과 실업률 간의 관계가 양의 관계로 변하고 있다. 종전의 음의 관계에서 양의 관계로 변했다는 것은 우리가 배웠던 이론이 통하지 않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까 물가와 고용률 중에서 고용률이 더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경제활동이 증가하면 실업률은 낮아져야 한다. 경제활동이 증가하면 기업의 구직률이 높아지고, 구직률이 높아지면 실업자는 감소해야 한다. 정상적으로 보면 기업의 경제활동이 증가해서 구직률이 증가하면 실업률이 낮춰지는 음의 관계가 돼야 하는데 최근에는 기업의 구직활동이 높아도 오히려 실업률이 낮아지지 않는 현상, 소위 우하향했던 베버리지 곡선이 우상향 쪽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경제가 출구전략 추진을 기정사실화 하고 시장에서는 많이 그렇게 떠드는데 정작 중요한 고용관계에서 개선되지 않고 전통적인 상황과 다른 관계가 되다 보니까 출구전략과 같은 중요한 결정사항은 한 번 더 정책여건을 점검하고 가야 한다. 정책 추진여건이 애매모호할 때는 다시 한 번 돌다리를 두드리고 가야 한다.
음의 관계인 필립스 곡선이 양의 관계로 가고, 우하향하던 베버리지 곡선은 우상향으로 가고 있다. 또 오늘도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고 주가가 올라간다고 하지만 경기는 그렇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부동산은 웰스 이펙트가 주가보다 2배 정도 높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주택매입증권을 해서 돈을 주택시장에 밀어줬는데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
그런데 고용이 증가하고 경기는 회복되지 않았다. 경기가 둔화되면 물가는 떨어져야 되는데 오히려 물가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물가가 올라가니까 자산가격이 올라가고, 경기가 떨어지는 것은 뉴 스테그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을 쓴다. 또 한 가지는 디스 인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이것은 경기가 살아나면 보통 총수요 압력이 증가해서 물가가 증가해야 되는데 경기회복에도 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우리가 배웠던 거시경제체계에서 이런 내용이 골자가 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런 사항들이 하나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가장 기본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의 점검 없이 그때그때 경제지표에 따라서 흔들리면 안 된다. 그러므로 뉴 앱노멀을 점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출구전략의 배경은 비정상적 대책이 나왔기 때문에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대책은 부작용을 자체적으로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치유하는 것이 출구전략이다. 비상대책을 추진해서 경기가 회복되면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애프터 크라이시스 문제까지 마지막 정리가 돼야 뉴 노멀 사회에서 노멀 사회로, 기존의 이론이 통하는 사회로 다시 환원되는데 애프터 크라이시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는 종전과 다른, 이론과 관습과 예측까지 어려운 혼탁한 국면이 온다는 차원에서 루비니 교수는 뉴 앱노멀 시대가 앞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표현을 썼다.
모든 증시 전문가들이 주가상승의 장애요인으로 출구전략을 꼽았다. 실제로 출구전략이 연기돼서 양적 완화 정책이 그대로 유지됐다. 돈에 의해서 그동안 주가가 올라갔으니까 그 힘을 바탕으로 제2의 유동성 장세가 올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국내 코스피지수가 2,200을 넘어갈 것이라는 시각도 많았다. 그런데 정작 출구전략이 연기되고 양적 완화가 그대로 됐는데 지금 증시의 모습을 보면 연방부채 한도로 일부 사람들이 몰아가는 시각이 있는데 이것은 타결된다.
어떤 형태로 타결되느냐가 문제다. 본인들이 예측을 잘못해놓고 다른 이유를 들어서 그쪽으로 몰고 가는데 지금 상태에서 보면 출구전략은 펀더멘탈이 개선돼야 추진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출구전략을 추진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 경제여건이 튼튼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무엇이든지 경제 펀더멘탈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미국의 월가에서 시장이 제대로 읽혀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지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부채협상이 타결이 불투명 하기 때문에, 그것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거기로 몰아가는 것은 시장이 잘못 읽고 있는 측면이 있다.
루비니 교수는 지난 6년 동안 많이 틀렸다. 뉴 앱노멀 시대를 볼 때 루비니가 비관론자라면 금을 선호하고 금값이 올라간다고 전망해야 되는데 금값이 1,000달러 밑으로 폭락하고 가장 기피할 것으로 봤던 주식이 올라간다고 했다. 그런 과정에서 뉴 앱노멀이라는 용어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이런 예상을 낸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루비니 교수는 너무 많이 틀리기 때문에 월가에서는 양치기 소년으로 비유하는 시각이 있다. 이런 것이 결국 지금의 시장의 상황을 보여주는 단적인 측면이다.
앞으로 상품투자 유망국으로 북한, 미얀마, 앙골라를 꼽고 있다. 북한이 상품으로써 투자 유망국이라고 짐 로저스가 이야기했는데 사실 북한과 관련해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투자 유망국으로 뽑았던 국가가 북한 채권이다. 북한 채권은 1975년 이전에 발행했던 채권들이다. 그 후에 디폴트 사건으로 인해서 북한 채권이 거의 휴지조각이 됐다. 남북한 관계가 호전되면 북한 채권의 가격이 올라간다.
이것이 전형적으로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때 북한 채권의 가격이 국제시장에서 상당히 투자 유망국으로 됐었다. 있었다. 북한과 관련된 투자 유망 사례는 있다. 그런데 짐 로저스가 이야기했던 상품과 관련해서 북한이 유망한지 보면 지금 국제상품시장에서는 중국의 베이징 컨센서스에서, 중국의 베이징 컨센서스는 워싱턴 컨센서스가 자본을 바탕으로 해서 미국의 세를 확장하는 것과 달리 부존자원 확보를 통해서 세 확장을 하는 세계화 전략이다.
베이징 컨센서스로 북한의 부존자원이 중국으로 많이 넘어간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짐 로저스가 이야기했던 상품투자 유망국으로 북한, 미얀마를 뽑는 것은 상품의 미개척국이라는 의미다. 빌 그로스, 루비니, 짐 로저스 다 훌륭하지만 과거만큼 예측이 맞지 않다. 연말연시가 되면 이 한국의 어려운 사정에서 많은 돈을 들여 이 사람들을 앞다투어 초청한다. 작년에 채권투자에 유망한 빌 그로스 여지 없이 틀렸다. 올해 상반기에 루비니 교수는 주가가 20% 폭락한다고 했는데 안 됐다.
짐 로저스, 북한이 유망하더라도 사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훌륭하고 맞느냐, 안 맞느냐에 따라서 하나의 화제거리가 되지만 국민들이 정확하게 인식하기 위해 서는 이 사람들이 이야기라 해도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라는 것으로 언론의 보도기능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금융사들은 연말연시에 많은 외화를 들여서 한국에 들여오는 모습은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