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1부-머니인사이트
대한금융경제연구소 정명수> 우리나라 정치권도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는데 연준의 태도나 미국 의회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일들은 정치적인 함의가 더 크다. 너무 혼란스러우니까 연준에서 어떤 액션을 취할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근저에는 백악관과 공화당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인 문제들이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의 움직임은 결국 미국 시장에 영향을 주고 국제자금의 이동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테이퍼링과 관련된 뉴스, 백악관과 공화당 사이의 부채한도 협상, 예산안 협상 이런 부분들이 결국 여러 가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더라도 타결이 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정치의 논리라고 하는 것이 다시는 서로의 얼굴을 안 볼 것처럼 으르렁거려도 결국 악수를 하고 웃게 돼있다.
우리나라 정치권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 가도 정치적인 모습들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결론이 날 것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너무 고통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고통스러운 부분들을 연준이 정치적으로 감안해서 테이퍼링이라는 카드를 들고 간 것 같다.
만약 미국 정치권에서 2011년과 같은 파국으로 가는 상황에 대해서 걱정을 하는 것인데 그런 부분들은 미국 정치인들도 표를 의식하고 자기 탓이라고 하는 것을 유권자들이 알게 되면 득 될 것이 없으니까 그런 것들을 감안해서 행동하게 될 텐데 워런 버핏의 경우에도 부채한도를 올리지 않는 것은 멍청한 짓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니까 미국 정치인들의 경제권에서 오고 있는 압력들도 감안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정치제도나 행정제도라고 하는 것이 극단적으로 가지 않는다.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된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고 심지어 부시 행정부 시절에도 부채한도를 올리는 문제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또 연방정부의 기능이 잠시 마비되는 것도 과거에 있었던 사례다. 극단적으로 간 경우가 2011년의 경우다. 그때 오바마 대통령 진영과 공화당이 제대로 해결을 못하면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상황이 됐다.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는 배경은 이런 문제를 정치권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분이 감안된 것이다. 따라서 다시 한 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유권자들뿐만 아니라 시장, 경제권에서도 압력을 많이 가할 것이다. 어제 더들리 총재가 이야기했듯이 연내에 테이퍼링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에 동감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
부채한도 협상의 경우에는 10월 중순까지 마무리될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테크니컬하게 미국의 국채가 디폴트가 나는 상황이 된다. 반면 예산안 협상은 9월 말까지 끌다가 임시 예산 편성이라는 것이 언제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어정쩡한 상태로 휴전하게 될 것이다. 휴전된다 하더라도 미국 정부가 안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작년 9월에도 예산안이 통과가 안 돼서 6개월간 한시적으로 임시 예산안이 편성돼서 6개월 지난 후에 올해 3월에 예산안이 만들어졌다.
임시방편이 여러 가지가 있고 공무원들이 월급을 못받을 뿐이지 원래 예정돼있던 자금의 집행은 되도록 돼있으니까 연방정부가 폐쇄된다고 해서 미국 정치의 모든 기능이 마비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테크니컬하게 경제지표의 발표가 늦어질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런 부분들도 임시예산이 편성되면 순조롭게 휴전협상을 하는 데 있어서는 마무리될 수 있다.
예산안이 통과가 안 되는 것은 미국도 경험이 있고 우리나라도 그런 경험이 있다. 부채한도 협상이 순조롭게 안 된 것은 부도상황까지 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심각하다. 이런 예가 한 번도 없었고 공화당이 대통령일 때도 부채한도 문제가 논란이 된 적이 있고 민주당이 대통령일 때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어쨌든 미국의 시스템 안정차원에서 그런 부분까지 정치권이 밀고 간다는 것은 굉장한 정치적인 도박이다. 이런 부분은 극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시장이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 2011년의 트라우마도 있기 때문에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빨려들어가는 현상이 나타나야 하는데 최근에 나온 월가의 리포트들을 보면 금 가격에 대해서 부정적인 리포트들이 더 많다.
대표적으로 씨티그룹은 금값 상승은 테이퍼링 연기 이후의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금의 공급량도 늘어나고 있고 거시경제지표도 개선되고 있고 4분기에는 테이퍼링이 될 것이니까 금의 랠리는 일시적이고 내년에는 오히려 더 좋지 않다는 리포트를 내놓았다. 모건스탠리도 금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심지어 내년에 금값이 온스당 1,000불 이하로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만약 2011년과 같은 패닉에 대한 것이 본격화된다면 투자자금들이 금시장으로 몰려갈 가능성이 있는데 아직은 그런 정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과거 데이터를 봐도 외국인의 매수세는 상당히 강력하다. 어제까지 20일째 계속 순매수를 하고 있고 3년 5개월 만에 최장 기간 순매수인데다가 매수규모도 굉장하다. 8조 3,000억이 넘었다. 2010년 3월부터 4월 중순 사이에도 22거래일 연속 주식을 산 적이 있는데 그때 매수규모는 6조 8,000억인데 지금 그것을 넘어섰다.
그러다 보니까 향후 외국인 매수여력이 5조다, 10조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왜 외국인들이 사느냐에 대해서 고민을 해봐야 한다. 일단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다른 이머징 마켓에 비해서 단기외채비율이 낮고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매력적인 요인들이 있다고 보고 자금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글로벌 마켓을 놓고 투자를 하는 펀드매니저가 있다고 가정해보면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시장의 화두는 연초에는 그레이트 로테이션, 채권에서 자금이 빠져서 주식으로 간다는 논의들이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까 화두가 됐던 것은 작년 이맘때쯤 제기된 QE3와 아베노믹스였다.
만약 펀드매니저가 이 2개의 테마를 잡지 못했다면 지금 수익률이 아주 엉망이었을 것이고 일자리도 잃었을 것인데 어쨌든 지금 펀드매니저 손에는 엄청난 투자자금이 있다. 금리가 굉장히 낮은 상태에서 달러 캐리트레이딩을 하든 엔 캐리트레이딩을 하든 어디든 소비를 해야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제일 먼저 아베노믹스의 재료를 가지고 일본으로 돈이 갔다.
조금 이따 유럽으로 돈이 가고 미국에 투자 분위기가 무르익는 상황이 됐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그 시절에 뱅가드 펀드 때문에 매도공세에 시달렸고 중국이 시진핑 체제가 시작되면서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정치적인 혼란이 있어서 경제지표가 좋지 않게 나왔다. 이런 부분들이 우리 시장에 영향을 주니까 우리 시장이 소외되는 상황이 됐다.
작년 이맘때부터 시작해서 주요 국가들의 ETF나 지수하고 비교해보면 테이퍼링이라는 이야기가 버냉키의장의 입에서 나오기 전까지는 한국 시장이 굉장히 안 좋은 상태였다. 일본이 가장 좋은 상태가 되는데 그러다가 테이퍼링 이야기가 나오면서 우리 시장이 싸다는 인식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일본, 유럽 쪽으로 돈이 가는데 남은 실탄을 쓰려고 보니까 우리 시장이 눈에 보이는 것이다. 워런 버핏도 더 이상 싼 주식을 찾기 쉽지 않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글로벌 펀드매니저 입장에서는 실탄은 있고 쏘지 못하니까 답답할 텐데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미국에 돈을 계속 남겨둘 수도 있고 어딘가로 돈을 분산시켜야 된다고 하는 면에서 보면 한국 시장이 가장 매력적인 부분으로 다가올 수 있다.
중국은 아직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있다. 여기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시장을 주도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 우리나라 기관 투자자들은 펀드 헷지 때문에, 환매 수요 때문에 매도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글로벌 마켓 전체를 놓고 판을 읽는다.
테이퍼링이라든지 엔저라든지 이런 것들이 전체적인 그림을 놓고 보니까 자금의 배분을 조금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우리 시장도 ETF들은 국내에서도 HTS를 통해서 살 수 있는 종목들이다. 글로벌 마켓을 놓고 판을 읽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따라서 얼마든지 한국에서도 글로벌 펀드매니저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실 때 이런 인사이트도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