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언맨> 시리즈에서 주인공 토니가 시키는 대로 모든 일을 처리하는 비서 자비스. 영화 속에서야 인공지능과 음성인식 비서라는 설정이 낯설 것도 없었다. 하지만, 2011년 시리의 등장으로 음성인식 비서는 익숙한 영화 속 캐릭터에서 낯선 현실이 되었다.
당시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를 구사하던 시리는 이제 한국어도 구사하며, ‘농담’까지 선보인다고 한다. 농담, 가장 고등한 동물만이 구사할 수 있다는 농담을 하는 음성인식 비서라…. 기술의 무궁한 발전이 가져올 변화의 모습이야 백인백색이겠지만, 여기 몇몇 학자들의 이야기를 보자.
후기 문자시대인 미래(The Postliterature Future)〉라는 글을 쓴 미국의 존 나이스비트는 6천 년의 역사를 지닌 문자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불과 몇 년 후인 2018년부터는 완벽한 음성인식기기가 발명되고, 목소리 저장기술이 발달해 신문과 잡지 등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예언을 했다.
또한 독서소멸론(reading is obsolete)을 주장하는 뉴욕 타임스의 마이컬 로저스 미래학 기자는 글을 읽는 것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긴 글을 읽는 행위가 점점 사라지고 모두가 짧은 글만을 읽게 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래에는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멀티미디어나 로봇이 출근을 준비하는 주인에게 기사들을 읽어주고, 긴 문장의 글은 리더들이나 미래정책연구자들만 읽게 되며, 대부분은 이메일이나 핸드폰의 문자 메시지로 뉴스를 접하거나 사진만으로 된 잡지를 읽게 된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문자의 추락과 함께 급격한 영상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