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센스, 디스 이유? "서로 도발하는 게임‥ 한국 힙합계 초심 잃었다"

입력 2013-08-23 17:25


▲이센스 디스 이유 (사진= 아메바컬쳐)

이센스가 전 소속사를 디스한 곡을 발매한 가운데, 디스에 대한 생각을 밝혀 눈길을 끈다.

이센스는 23일 방송된 웹진 '힙합LE'에서 운영 중인 라디오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디스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 방송은 이센스의 공개디스곡이 나오기 전에 녹음된 것이다.

이센스는 "나는 캔드릭 라마의 팬이다. 일명 '캔드릭 라마 대란'에 대해 너무 반가웠다"며 "'얘들아. 랩게임을 하자'고 말하는 듯 느껴졌기 때문이다"고 운을 뗐다.

'캔드릭 라마 대란'이란 미국 힙합계에서 주목 받는 신인 중 한명인 캔드릭 라마가 최근 빅션(Big Saean)과 합작해 만든 '컨트롤'이란 곡에서 에이셉, 타일러 등 힙합계 거물들을 '디스'한 사건을 일컫는다. 이후 미국 힙합 뮤지션들은 SNS에 속속 반응을 내놓거나 '맞디스' 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센스는 "캔드릭 라마와 같은 행동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내가 지금 그걸 한다면 캔드릭 라마가 했기 때문에 따라하는 것 같이 보일 것 같다"면서도 "그런 방식의 곡을 낼 생각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누군가 자신을 디스한다면 어쩌겠냐는 질문에는 "제대로 된 디스 곡이라면 온 힘을 쏟을 것"이라며 "싸우듯 랩하는게 계속 나와야 한다. 랩게임이 존재하게끔 하려면 래퍼들이 서로 도발적으로 해도 개인적으로 기분 나쁘게 안 받아들이고 게임처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신발언 했다.

또 이센스는 한국 힙합 시장에 대해 "현재 음악 시장에서는 랩을 잘하든 적당히 하든 그 차이가 없다. 적당히 해도 멜론 차트 1위 되지 않나. 반면 엄청나게 잘해도 소규모 공연밖에 못한다"라며 "랩 잘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국 힙합이 멋있어지는 법인데, 지금은 멜론 차트 1위를 해야 이기는 것처럼 돼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즘 래퍼들이 다들 돈 얘기를 한다. 그런데 래퍼들이 돈을 벌게 되는 이유는 '누가 더 잘하나'라며 랩 자체에 배틀의 느낌을 갖고 하기 때문이다"라며 "누가 더 잘생기고 비디오에 많은 돈을 쓰느냐가 쟁점이 아니었다"며 힙합 뮤지션들이 초심을 잃어버렸음을 지적했다.

한편 이센스는 23일 '유 캔트 컨트롤 미(You Can't Control Me)'라는 제목의 디스곡을 공개했다. 이 곡은 개코를 비롯해 전 소속사 아메바컬쳐를 겨냥하고 있다. 반면 아메바컬쳐 측은 "일단 곡을 들어본 다음 판단할 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