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위기설, 印度·印尼와 韓 펀더멘탈 달라"

입력 2013-08-21 10:20
출발 증시특급 1부- 긴급진단

대안금융 정명수> 미국이 양적 완화 축소논의를 시작하면서 지금 인도, 인도네시아 외 여러 이머징 마켓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유가 조금씩 다르다. 처음 중국 경기 둔화 관련해서 언급된 것이 이머징 마켓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호주가 처음 위기상황에 봉착했다는 이야기가 많았고 통화정책을 급격하게 바꾸는 일이 있었다.

브라질도 자원수출 국가이기 때문에 중국의 위기에 맞춰서 움직였고 지금 언급되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마찬가지로 중국과 관련돼서 언급이 됐고 터키는 정치 위기 때문에 홍역을 치렀다. 지금 경상수지 적자, 성장률 둔화 등을 가지고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 인도, 인도네시아다.

이들 국가들은 통화가치가 일제히 하락하고 출발점은 양적 완화의 축소에서부터 시작된 것인데 기본적으로 양적 완화로 풀려나갔던 돈들이 다시 이머징 마켓으로 빠져나와 선진국으로 되돌아간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경상수지적자가 계속되고 있고 성장률이 지금 두 자리수까지 갔다가 4%대까지 내려왔다.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외채를 끌어다 투자하면서 외환보유고 이상의 외채가 대내외 균형을 맞추지 못하는 경제가 되고 전형적인 위기 시나리오로 가고 있다.

외환위기를 세 단계로 나눠 전개상황을 살펴보면 1단계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은 튼튼하다고 하면서 해당국 정부가 안전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다 두 번째 단계 되면 통화 급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게 되는데 이때 외환보유고를 사용하게 된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시장장악능력을 잃어버리면서 시장도 멋대로 춤추고 정부도 시장에 항복선언을 하면서 IMF로 가게 되는 세 가지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지금 인도는 2단계 3단계 사이 어딘가에 있는 것 같다. 인도정부가 과연 이 상황을 장악하고 향후 사태를 잘 끌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는 한 두 달 안에 결정될 것이다.

어제 오후부터는 인도네시아의 위기, 전염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인도네시아는 인도와 상황이 조금 다르다. 기본적으로 자원 수출국이다. 인도는 에너지의 상당부분을 수입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자원을 수출하고 있다. 물론 국내 총생산의 60%가 수출이기 때문에 중국 경기가 위축되면서 자원수출에서 타격을 받아 성장률이 나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2분기 성장률이 5.89%인데 2010년 3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자원수출이 안 되다 보면 경상수지 적자가 되는데 2분기에 98억 달러 적자를 나타내서 직전 분기 대비 70%나 적자가 늘었다. 이렇게 전반적인 펀더멘탈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투자자금들의 이탈이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먹을 것이 있는 시장에는 다 내줄 것처럼 들어가지만 빠져나올 때는 뒤도 안 돌아보고 빠져 나오는데 가장 약한 고리부터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선진국과 이머징 마켓 사이에 경기 사이클이 엇박자를 가지고 돌아가게 되는데 선진국경기가 좋을 때 이머징 마켓 대부분의 국가는 수출중심이기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나고 돈이 쌓이게 된다. 그러다가 선진국 경기가 주춤하면 상대적으로 그때 이머징 마켓 국가들은 상태가 좋아보인다.

이때 이머징 마켓 국가들은 대부분 이 돈을 기반으로 해서 여기저기 투자하게 된다. 민간기업들은 투자를 하고 재정확대를 통해 방만하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재정흑자로 모아놓은 돈을 보태서 여기에 외자까지 들여와 투자를 하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선진국이 통화완화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싼 해외자금이 이머징 마켓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된다. 앤 캐리, 달러 캐리, 유로 캐리라는 말이 등장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이머징 마켓의 경상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때쯤 되면 선진국은 가까스로 회복기조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투자자금이 선진국으로 회귀하는데 이때 이머징 마켓 국가들은 돈 쓰는 버릇이 있었기 때문에 인식을 못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금융위기를 겪게 되고 강제로 구조조정을 당한다. 그러고 나서 선진국에 다시 수출을 하고 자원을 수출하면서 빚을 갚는 순환고리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지금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캐리트레이딩이라는 말을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머징 마켓 쪽에 나가 있던 돈들이 되돌아올 수 밖에 없고 실제로 국제투자자금 동향을 보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쪽에서 자금 유출이 6월부터 8월 14일까지 97억 불이 넘는 상황이고 채권 쪽에서의 자금 이탈은 189억 달러나 빠져 나가있는 상태다. 인도네시아는 이틀 사이에 자금이 2억 5,000만 불 이상 빠져나갔으니까 이머징 마켓의 자금 탈출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

지금 인도, 인도네시아에 이어서 다음 타자로 태국, 말레이시아가 언급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지금 거론되고 있는 나라들하고 펀더멘탈 측면에서 어떤 상황이냐를 따져봐야 되는데 우리나라는 일단 경상수지가 17개월 째 흑자 상태기 때문에 이런 나라들하고는 대내외 균형 측면에서는 상당히 차이가 있고 외환보유고도 3300억 달러가 되니까 상당한 규모의 실탄을 갖고 있다.

어제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매매동향이 특이하게 보였지만 추세적으로 보면 주식이나 채권은 아직도 순매수 쪽에 있다. 금융위기의 전염이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일어나냐면 우리는 이미 IMF구제금융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당시 우리나라도 보면 대외적으로는 수출이 굉장히 의존적이었지만 투자자금의 유출입에 대해서는 상당한 규제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외채가 늘어나게 되니까 손을 들게 된 것이다. 지금 위기 국가라고 하는 인도도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아웃소싱으로 굉장히 개방된 경제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자금유출입을 굉장히 억제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인도 국채를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지에서 마음대로 사고 팔 수 없는데 중국도 마찬가지로 시스템적으로 QP라는 제도가 있어서 외국인 투자자금에 마음대로 진입하고 빠져나오는 것이 안 된다.

또 브라질이 대표적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브라질 국채를 사기 위해서는 토빈세 6%를 미리 물어야 했는데 브라질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토빈세를 없애버렸다. 정책의 일관성이 무너지면서 브라질이 얼마나 급하면 토빈세를 없앴겠느냐고 하면서 오히려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됐다.

시장을 개방했다고 해서 전염이 잘 되고 시장을 개방하지 않았다고 해서 전념이 안 되는 부분이 아니라 오히려 시장을 개방해놓고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를 예측 가능하게, 일관성 있게 규제하는 것이 오히려 전염을 막는 데 더 효과적이다.

지금 우리나라도 글로벌 마켓이나 글로벌 이코노미에서 도망갈 수 없는 오픈형 경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시장의 개방 상태를 보면 상당히 개방돼있고 여러 가지 제도가 안정적으로 일관성 있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정책신뢰도 측면에서는 오히려 전염의 위험성이 상당히 낮다. 대내외적으로 균형 있게 정책들을 끌고 가고 있기 때문에 자본 규제를 하지 않고 자본 유출입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이 오히려 전염을 막는 데 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