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컬럼] 접종할까, 말까?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안전성’과 ‘효과’ 고려하면...

입력 2013-08-13 16:22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안전한가요?”, “예방효과가 얼마나 되나요?”

요즘 자궁경부암 예방에 대한 문의가 유독 잦아졌다. 지난 6월,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일본 부작용 사례가 미디어에 보도된 이후로 생긴 여파다. 그만큼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안전성과 예방효과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호발하는 여성암이며, 국내에서 매년 4,000여 명 정도가 발생하고 하루 평균 3명의 여성이 사망하는 암이다. 다행히 주된 원인이 인유두종바이러스(HPV)로 밝혀져 암 중에서 유일하게 예방백신이 나와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가장 흔한 성전파성 감염증이다. HPV 감염의 90% 정도는 2년 이내에 자연소멸되지만, 발암성 HPV의 지속감염의 경우에 자궁경부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성인여성에서 지속감염율은 대략 50%이다.

HPV는 다른 바이러스성 질환과 달리 자연감염 후 면역력이 잘 생기지 않아 같은 유형의 HPV라 할지라도 재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외부로부터의 백신접종이 필수적이며,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부인종양학회는 백신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보고된 원인불명의 만성 통증 사례는 예외적인 상황으로 WHO 최근 보고에서도 일본 외 다른 나라에서는 유사한 이상반응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백신접종 후 국내에서 보고된 일시 마비, 운동장애, 떨림 증상, 목 경직 등 과다긴장 등14건의 부작용 사례를 국내 식약청에서 검토하였으나 대부분이 자연히 소실되는 경미한 부작용이었으며 이는 다른 백신 접종 시에도 나타날 수 있는 반응이었다. 나아가서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부인종양학회는 국내외 보고된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과 관련된 문헌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미한 부작용에 비해 예방백신으로 여성건강에 얻는 이익이 훨씬 더 크다고 판단하고, 계속해서 백신접종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예방효과는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 현재 ‘서바릭스’와 ‘가다실’ 두 가지 종류의 백신이 사용되고 있는데, 두 백신 모두 HPV의 지속감염과 자궁경부의 전암성 병변 예방에 효과적이다.

백신은 자궁경부암 원인의 70%를 차지하는 HPV 16형, 18형에 대해 거의 100%에 가까운 예방효과를 보인다. 때문에 이론적으로 예방접종을 통해 전체 자궁경부암을 70% 정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최근 임상결과에 따른 보고에서는, ‘서바릭스’의 경우 HPV 유형에 상관없이 전체 자궁경부암 전 단계에 대해 93%의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백신에 포함된 16, 18형 바이러스와 염기서열이 비슷한 다른 발암성에 대해 교차예방효과가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최근 WHO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백신은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1억 7천 5백만 접종분에 달하는 분량이 안전하게 접종되었고,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 40여 개국에서는 이미 국가 백신 사업으로 접종되고 있다.

자궁경부암의 진단과 치료가 발전하여 자궁경부암 치료 후 생존율도 높아지고 있지만, 특히 젊은 층에서는 꾸준히 발생자와 사망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결혼 연령이 증가하면서 젊은 미혼 여성이 암검사를 잘 받지 않는데다가 젊은층에 호발하는 자궁경부 선암의 경우 자궁경부 세포검사에서는 잘 진단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방백신은 이런 젊은층의 자궁경부암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자궁경부암 예방주사와 정기검진으로 자궁암 중에서도 여성에서 가장 호발하는 자궁경부암을 100% 근절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