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귀가 본능을 이끈 화제의 드라마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가 18회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신선한 소재와 매 회 긴장감을 주는 극의 스토리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너목들’은 본래 총 16부작으로 편성이 되었으나 18부작으로 연장될 만큼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부족함이 없었고, 자연스럽게 이슈의 중심이 되었다.
드라마 ‘너목들’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탄탄한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도 있었지만, 눈을 뗄 수 없는 그들의 스타일도 한몫 했다.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었던 ‘너목들’ 주역들의 패션은 올해 2013년의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매회 주인공들이 착용한 많은 제품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완판과 재 주문이 반복되는 등 ‘너목들 신드롬’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고 전한다. 현실에서도 드라마틱한 효과를 주어 큰 사랑을 받았던 주인공들이 남긴 패션을 살펴봤다.
▲ 이보영-오피스 룩 최강자 ‘짱변룩’
그의 필모그라피에 최고의 캐릭터로 남을 까칠하고 뻔뻔한 성격의 장혜성 역을 완벽하게 소화함으로써 ‘짱변 신드롬’을 일으킨 여주인공 이보영. 그의 드라마 속 스타일을 주목했던 사람들은 매일 아침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는 직장인 여성들이었다.
이보영은 심플한 블랙원피스에 핫핑크 재킷을 매치하는 식의 과하지 않은 원포인트 룩을 선보였다. 특히 핫핑크 클럽모나코 재킷은 극중 국선변호사이면서 발랄한 성격의 이보영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는 평이다. 뿐만 아니라 단조로운 오피스 룩을 더욱 화사하고 여성스럽게 바꿔주는 역할까지 했다.
완판녀 이보영의 오피스 룩만큼 연이어 화제가 되었던 것은 그에 알맞은 액세서리 스타일이다. 그의 스타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아이템은 귀걸이와 시계. 똑 부러지게 일하는 국선변호사의 모습이 전파를 탔던 3회 방영분에서는 민트컬러 상의와 함께 스톤헨지의 큐빅 장식 귀걸이로 감각적인 스타일을 뽐냈다.
또한 원수 같았던 친구 이다희와 긴장감 넘치는 신경전을 벌였던 7회 방영분에서는 컬러풀한 상의에 럭셔리한 진주 이어링 그리고 포인트를 줄 수 있는 펜디워치 시계를 착용해 자칫 심심할 수 있었던 스타일에 세련미를 더했다.
이 같은 액세서리 연출은 이보영의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한층 더 배가 시키면서도 변호사라는 직업상 신뢰감이 생명인 법조인의 모습을 잘 살렸다는 평이다.
▲ 이다희-럭셔리 스타일 ‘서검룩’
‘너목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여배우 이다희는 ‘차도녀 검사’로 주로 화려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선보이며 네티즌들에게 도시여자의 완벽한 ‘럭셔리 스타일’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자신의 친아버지를 찾아가 초상화를 그려주어 애틋한 마음이 전해졌던 16회 방영분에서는 블랙 하이웨스트 스커트에 속이 보일 듯 말 듯 비치는 시스루 스타일의 푸른 블라우스를 매치해 눈길을 끌었다. 교도소에서 출소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에 입원해있는 친아버지에 비해 유독 그의 스타일이 럭셔리해, 어쩔 수 없이 각자의 인생을 살아 올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배경이 느껴져 극의 몰입도를 높이기도 했다.
이보영과 같은 오피스 룩 이지만 한 층 럭셔리한 이미지를 더해주기 위해 이다희가 선택한 아이템은 바로 고급스러운 소재의 가방이었다. 14회 레드 원피스와 매치한 블랙 백과 15회 화이트 원피스에 착용한 핑크 컬러의 타조가죽 백은 모두 쿠론 제품으로, 이다희의 우아한 여성미를 발산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 이종석-연하남 스타일의 정석 ‘박수하룩’
지금까지 되짚어본 여자주인공들의 스타일이 직장인을 위한 스타일이었다면 ‘너목들’을 통해 국민 연하남으로 등극한 남자 주인공 이종석(박수하 역)이 선보인 스타일은 20대 남성들이 데이트 전 필수로 꼭 체크해야하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극중 이종석은 연상녀인 이보영(장혜성 역)을 짝사랑하는 역할 덕분에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셔츠 아이템을 자주 착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3회 방영분에서 스카이 블루 시리즈(Series) 셔츠에 화이트 컬러 티셔츠를 이너로 매치해 순수한 연하남의 분위기를 연출한 스타일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어 이슈가 된 바 있다.
이 스타일은 톱모델의 이력을 자랑하는 이종석의 큰 키와 스카이 블루 셔츠의 만남으로 마치 순정만화 속 주인공을 보는 듯 했으며, 자연스럽게 소매를 롤업해 그의 남성미 또한 느낄 수 있었다.
15회 방영분에서는 아페쎄(A.P.C.)의 블랙 티셔츠와 그레이 진을 매치한 뒤 빈티지한 느낌의 컨버스 스니커즈를 매치해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한 시크한 룩을 선보였다. 이처럼 박수하 스타일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으면서 스타일리시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해 20대 남성들이 실생활에 활용하기 유용한 아이템으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 윤상현-180도 달라진 ‘차변룩’
이종석과 대비해 30대의 센스 있는 직장인 남성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했을 스타일을 선보인 윤상현(차관우 역). 극 초반 성실하지만 어수룩한 국선변호사의 모습을 보였으나 후반에는 이보영과의 데이트를 위해 안경을 벗어 던지고 고수하던 흰 양말을 포기하는 등 180도 달라진 세련되고 도시적인 변호사 스타일을 선보였다.
그는 주로 몸에 딱 맞는 슬림한 슈트 차림에 넥타이로 포인트를 줘 스타일을 완성했다. 7회 방영분에서는 네이비 컬러의 작은 물방울이 모인 듯한 독특한 원형패턴의 알프레드 던힐 넥타이를 착용해 깔끔하면서도 감각적인 스타일을 뽐냈다.
윤상현은 캐주얼한 룩에서도 빛을 발했다. 국선변호사가 되기 전 형사시절을 회상하는 15회 방송 장면에서 감각적인 버건디 컬러의 아페쎄 피케 셔츠를 착용하고, 깃을 세워 복고스러우면서 자연스러운 멋을 보여줬다. (사진=SBS 방송 캡처)
한국경제TV 블루뉴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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