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농산물가격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전망했습니다.
한국은행은 31일 물가보고서를 발간하고, 농산물가격의 낮은 가격수준을 감안할 때 기상여건 악화 등 계절적 불안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하반기 큰 폭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밝혔습니다. 이에따라 소비자물가는 하반기중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올라 상반기(1.3%)보다 상승세가 확대될 것으로 한국은행은 내다봤습니다.
한은은 또 석유류를 제외한 공업제품가격이 수요부진 상황이 점차 완화되면서 상반기 수준을 소폭 상회하고, 개인서비스요금도 지난해 높은 임금상승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쳐 오름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뿐만아니라 국민들이 향후 1년간 예상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명목임금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노동비용 지불에 따라 물가가 오를 가능성도 언급됐습니다. 상반기중 일반인의 기대인플레이션은 3% 내외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편 상반기동안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오르는 데 그치며 지난해 하반기 1.7%에 비해 오름세가 둔화됐습니다.
한국은행은 농축수산물가격과 국제유가 등 공급측면의 물가압력이 크게 축소된데다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이 확대되면서 지표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무상보육 등 복지정책 확대가 소비자물가를 하락시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무상보육과 급식의 확대실시는 올해 3월 이후 소비자물가를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0.36% 포인트 하락시켰습니다. 반면 성장과 임금 등 수요측 물가압력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두차례 금리인하가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1%포인트 올리는데 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는 통상 시차를 두고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하지만 유로지역 재정위기 등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국내경기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금리인하가 올해 물가상승 효과로 나타나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하반기 이후에는 공급측면에서 물가하락 요인이 해소되고 GDP갭의 마이너스 폭이 축소되면서 금리인하 효과가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