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째 일손 놓은 공기업

입력 2013-07-30 17:10
<앵커>

공기업 수장들의 인선이 늦어지면서 업무공백에 따른 문제가 가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 정책을 뒷받침 하는 공기업의 파행은 경제 성장의 발목까지 잡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공공기관 305곳 가운데 240곳의 CEO를 교체했던 이명박 정부.

'공기업 CEO 대학살'이라는 곱지 않은 꼬리표를 얻었지만 발빠른 공기업 인사는 새정부가 강력한 경제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습니다.

MB정부 때 해외 원전 수주나 자원외교로 큰 결실을 따낸 것은 정부와 공기업 합작의 대표적 성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도 공기업 인사가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대표적인 국토부(당시 국토해양부) 공기업인 코레일과 도로공사는 4월에,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수자원공사는 5월에 최고경영자가 결정됐습니다.

또, 산자부(당시 산업자원부) 산하의 공기업인 한국전력과 가스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지역난방공사, 광업진흥공사(광물자원공사) 등도 늦어도 6월 중순 전에 CEO 인선이 마무리됐습니다.

새정부가 출범이후 100일을 전후해 공기업 수장들의 교체가 마무리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운신의 폭'은 넓어졌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째를 맞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의 공기업은 6개월째 일손을 놓고 있습니다.

사상 최악의 전력대란이라는 지금도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해 지역난방공사와 한국석유관리원, 한국전력기술 등 에너지 공기업 수장의 자리는 공석입니다.

또 어려운 경제에 경기부양의 지렛대 역할을 해줘야 하는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코레일과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등의 수장도 결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권 역시 한국거래소와 신용보증기금의 이사장의 인선도 시간만 끌고 있습니다.

새정부의 국정철학에 맞춰 정책 집행의 속도를 내야 할 공기업들이 기관장 공석에 따라 경쟁력 약화와 부실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공기업들의 존재감이 사라지면서 경제성장과 민생 현안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집권 초기 강력한 추진력으로 새정부의 경제정책을 실현해야 할 공기업들이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가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