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시사회, 봉준호 '봉테일?'.."구멍많은 허술한 남자"

입력 2013-07-23 15:52
설국열차 시사회가 화제다.

설국열차 시사회에서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이라는 별명에 대해 속마음을 털어놨다.



22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설국열차'의 언론 시사회 자리에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고아성이 참석했다.

디테일한 연출로 '봉테일'이라는 별명을 얻은 봉준호 감독은 "그 별명을 들을 때마다 괴롭다"면서 "싫다기 보다는 그 얘기를 들으면 스태프들이 웃을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난 허술하고 구멍이 많다. 그런 부분들을 스태프들이 디테일하게 준비해서 메워주는 거다. 그런 디테일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스태프를 모셔오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설국열차' 속 중점을 둔 디테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설국열차'란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과 같았다. 사람들이 기차에 10년 넘게 사는 건데 일종의 거대한 타임 캡슐 같은 거다. 그런 느낌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영화 속에서 여러 사람을 죽이는 양복 입은 악당은 겉보기엔 멀끔하고 깨끗한데 기차 안에서 양복을 재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실밥이 살짝살짝 풀려 있다"라며 "카메라로 가까이 잡았을 때 세월이 느껴지도록 했다. 하지만 관객들이 인지하기에는 너무 미미한 부분이라 그저 우리끼리 즐거워했다"고 웃었다.

봉 감독은 꼬리칸 사람들을 이끄는 반란의 리더 커티스 역을 맡은 크리스 에반스에 대해서도 "원래 하얗고 미식축구부 주장처럼 잘생긴 '보스턴 엄친아'라 분장할 때 17년 간 더러운 환경에서 살았던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바로 몇 시간 전에 시커먼 걸 바른 느낌이 아닌 피부가 속에서부터 더러운 게 장시간 켜켜이 입은 느낌을 주고자 했다. 쉽지는 않았는데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한편 영화 '설국열차'는 새로운 빙하기를 맞은 지구, 인류의 마지막 생존지역인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열차 맨 끝 칸) 사람들의 멈출 수 없는 반란을 그렸다. 8월1일 개봉. (사진: bnt뉴스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