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김종학 피디.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고소돼 경찰 수사를 받아온 유명 드라마 PD 김종학(62·서울 강남구 논현동)씨가 분당의 한 고시텔에서 연탄불을 피우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서 발견된 A4 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지만 최근 피소 내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해졌다.
23일 오전 10시 18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Y빌딩 5층 고시텔 방에서 김씨가 침대에 누워 숨져 있는 것을 관리인 이모(59)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욕실에서 타다 남은 번개탄이 발견됐고, 출입문 틈은 모두 청색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다.
고시텔 관리인 이씨는 "이틀간 투숙하겠다고 말했다. 나갈 시간이 지났는데도 인기척이 없어 아침 9시50분께 문을 두드리니 열리지 않았다. 작은 창문으로 보니 출입문에 청색 테이프가 붙여져 있어 문을 열어 확인했는데 (김씨가) 숨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투숙한 방에 외부 침입흔적이 없고, 외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번개탄과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볼 때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검사 지휘를 받아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 5월 드라마 '신의'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해 배임·횡령·사기 혐의로 피소, 지난달 2차례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당시 경찰은 중국에 체류 중이던 김씨를 소환해 조사한 뒤 출국금지 조치했다.
그러나 김씨는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신의'는 방송이 끝난 시점을 기준으로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연기자가 출연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앞서 '신의' 제작사 대표 전모씨도 지난 2월 일부 출연자와 스태프로부터 배임과 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다.
김종학 PD는 1951년생으로 경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드라마 '수사반장'이 데뷔작이다. 이후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태왕사신기' 등 굵직굵직한 드라마를 대표작으로 내놓으며 본인 이름을 내건 프로덕션을 설립하는 등 PD계에서는 '연출계 독사'로 불리며 명성을 떨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