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달 말부터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 전면 금지됩니다.
대주주의 편법 지분 상속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부작용이 적지않습니다.
당장,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신주인수권부사채, 이른바 BW는 미리 정해 놓은 가격에 해당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입니다.
현재 주가가 BW 발행 당시 정해 놓은 가격, 소위 행사가격 보다 높으면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자본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 상황이라면, 만기까지 보유하고 있다가 일정 수준의 이자를 챙기면 됩니다.
이처럼 신주인수권(워런트)과 채권을 분리해 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분리형 BW입니다.
이 분리형 BW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들 특히 중견기업들을 중심으로 유용하게 활용돼 온 대표적인 자금조달기법입니다.
그러나 오는 8월말이면 전면 금지됩니다.
당장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가 우려되는 중소기업들로써는 '발등의 불'로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현실적으로 분리형 BW의 경우 중견기업들이 많이 활용했던 자금조달기법인데, 이 친구들은 현실적으로 회사채 발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전면 금지됨에 따라 중견기업들이 유용하게 활용해 오던 BW 발행이 일정 부분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기업들의 자금조달 측면에서 부정적인 효과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발행 규제 전에 자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기업들의 BW 발행이 봇물터지는 듯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만 매일유업(500억원)과 디지탈옵틱(200억원) 등을 비롯해 10여곳이 넘는 코스닥 상장사가 분리형 BW 발행을 결정했습니다.
실제 올해 초부터 7월 중순까지 BW 발행 규모는 1조6천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천억원) 넘게 급증했습니다.
한푼이라도 저렴하게 자금을 확보하려는 BW 발행 수요는 규제 전까지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이는데, 분리형 BW 발행 규제가 예기치 않게 중소기업의 자금난 우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