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what-정경호의 벼랑 끝 소통이야기] 무의식적 행동이 때로는 진심을 말한다!

입력 2013-07-23 09:30
[So what-정경호의 벼랑 끝 소통이야기] 36편. 무의식적 행동이 때로는 진심을 말한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행동이 있다. 말할 때 손으로 코를 만지거나 입을 가리는 것이다.

긴장을 하면 사람의 몸 속 조직들이 팽창하게 된다. 이때 코 안쪽 피부도 팽창한다. 긴장감으로 코 안쪽이 부풀어 오르면 간지러운 느낌이 들기 때문에 코를 긁게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을 잘 표현한 것이 바로 피노키오다.

따라서 거짓말을 할 때 코를 긁적이는 것을 ‘피노키오 효과’라고 한다. 특히 코 안쪽이 부풀어 오를 때 코를 문지르는 행위를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코가 가려울 때 긁는 것과 조금 다른 행동을 보인다. 검지로 코 아랫부분을 문지른다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알아채야 한다.

어린아이들을 보면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 엄지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깨물거나 입술을 뜯거나 한다. 이런 행동은 무언가 먹는 행위와 유사한 행위를 통해서 긴장감을 달래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입을 손으로 가린 채 말하는 것은 거짓말을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자신이 거짓말하는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거짓말을 숨기려고 할수록 무의식에서 발현된 몸짓은 그것이 거짓말임을 극명히 드러내준다.

다만 입을 가리는 행위는 다르게 해석될 여지도 있는데, 남에게 말하는 것을 두려워한다거나 입매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다거나 구취가 심하게 나거나 할 경우다. 즉 자신감이 결여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다른 몸짓을 통해서 단서를 얻어야 한다. 시선을 피하거나 괜히 부산하게 군다거나 초조한 기색을 보이거나 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겠다.

턱을 만지거나 턱을 괸 채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경우는 좀 다르다. 입이나 뺨, 턱 밑을 손으로 만지는 몸짓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상대의 말을 평가하고 분석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열심히 듣고 자신에게 돌아올 혜택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슨 이야기를 해도 소용 없어요”라는 뜻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머릿속으로 열심히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도 된다. 그러나 갑자기 검지를 윗입술 쪽으로 움직이거나 입술을 만지면서 생각하는 듯한 몸짓은 갑자기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음을 뜻한다. 즉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긍정하면서 이야기를 들어왔으나 방금 전에 말한 내용은 믿지 못하겠다는 뜻이다.

상대방과 대화할 때 불필요한 몸짓을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저 아무런 의미 없이 한 행동이었다고 할지라도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쾌하게 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직 상대방에게 집중하고 이야기를 경청하라. 그러다 보면 잘못된 몸짓으로 오해 살 일도 없으며, 오히려 그런 자세에 나에 대한 평가가 올라갈 것이다.